[국민일보] 2002-02-16

[기독시평] 문성모
솔트레이크시티의 자부심
 

   2002년 동계올림픽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다.
이곳은 본래 황무지였으나 1847년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의 교회(The Church of Christ of Latter-Day Saints)라는 긴 본명(本名)을 가진 모르몬교의 제2대 교주 브리검 영이 그 추종자들과 함께 이주하여 개척한 도시이다. 현재 유타주는 모르몬교도가 전체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며 솔트레이크시티는 모르몬교의 중심도시가 되어있다.

우리는 모르몬교가 일부다처제와 같은 윤리적 핸디캡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성과 과학과 합리성을 강조했던 19∼20세기에 미국과 같은 문명사회에서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땅을 자신들의 왕국으로 만들어서 계속적으로 팽창해가며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한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종교가 어느 지역에 토착하여 뿌리를 박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도·윤리·문화운동의 세 가지 면을 골고루 갖추어야 하는데 바로 모르몬교는 이 세 가지에 주력하여 성공한 사례라고 본다. 모르몬교의 전도열과 교인으로서의 엄격한 계율 및 집단 윤리는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무엇보다도 모르몬교는 문화운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에는 무려 40년동안 지어진 솔트레이크 성전(Salt Lake Temple)과 더불어 이 도시가 자랑하는 태버나클(Tabernacle)이 있다.6천석 규모의 대예배당인 태버나클은 뛰어난 음향의 대형 오르간으로 유명하다.

한 태버나클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모르몬 태버나클 합창단은 이 도시의 더 없는 자부심이다. 총 375명의 단원들은 아마추어 순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화음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태버나클 합창단은 1929년 이래로 매주일 아침마다 미국 CBS 방송과 한국의 AFKN을 포함한 세계 800개의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을 통하여 그 아름다운 소리를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이단 소리를 듣는 모르몬교는 그들에게 쏟아지는 이단성 시비를 교리로 맞서지 않고 이 합창단의 목소리를 방패로 삼아 아이젠하워대통령으로부터 조지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에 이르기까지 백악관을 넘나들며 미국과 세계의 지성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모르몬교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교리적으로 그들은 정통 기독교와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독교는 이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기독교는 엄청난 전도열에 있어서 결코 모르몬교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또한 수준 높은 고급종교로서의 도덕성과 윤리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 과제인 문화운동은 어떠한가?지금 우리에게 기독교 문화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가?  한국의 교회는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이 많이 있으나 세계적인 걸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세계적인 건물은 고사하고 거의 대부분의 교회당이 30여년 후에는 헐고 다시 짓는 일을 반복,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독교인 1000만명을 자랑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내세울 만한 성가대 하나가 없다. 세계적인 명성은 고사하고 이 사회가 인정할 만한 공연단체가 우리 기독교계에는 없다. 그리하여 남북 관계의 중요 행사에도 기독교가 아닌 통일교의 리틀앤젤스가 초청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의 종교전쟁은 이미지 전쟁이다. 그리고 이미지 전쟁은 곧 문화전쟁이다.우리나라 같은 종교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교리적인 분별에 관심이 없다. 그 종교의 이미지가 어떠한지에 자기의 마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 개선에 문화는 더 없이 좋은 수단이다. 문화를 통한 이미지 개선없이는 한국 기독교가 가진 수준높은 도덕성은 빛을 보지 못하며 사회는 나쁜 이미지 속에서 계속 기독교를 비판적인 눈으로 볼 것이다.  더구나 이미지 개선없는 전도운동은 사회에 역겨움만을 더하여 기독교를 오히려 외면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가 정말 돈을 투자해야 할 곳은 건물이나 전도,강연,구제 등이 아니다. 이런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지만 문화를 통한 이미지 개선없이는 무용지물이다. 문화에 투자하고 문화운동을 통하여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교인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곳곳에 기독교 거리가 형성되고,기독교 건물이 관광지가 되고,교회의 노래를 들으려고 민중이 몰려들어야 한다.
솔트레이크시티처럼 한국의 기독교는 문화적 자부심을 먼저 가져야 하며 이는 민족 복음화의 지름길이다.

[문성모 대전신학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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