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평화기조 유지될 것"

미국 북한문제전문가,
워싱턴 소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 소장
플레이 크 박사 -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업


문화일보 2000.01.29

북한과 미국이 28일 독일 베를린에서 포괄적 관계개선을 위한 고위급 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과거 어느때보다 적극적인 관 계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전화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고던 플레이크박사로부터 북·미( 北·美)관계 및 한반도 주변정세등에 관한 견해를 들어봤다. 워 싱턴 소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중인 플레이 크박사는 브리검영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으며 한국에서 모르몬 교 선교활동을 하기도 했다.

고위급회담 성공까진 아직 먼길

-김계관(金桂寬)북한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 도 평화회담 특사가 28일 베를린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북·미회 담 6일째 회의에서 포괄적 관계개선을 위한 양국간 고위급회담을 워싱턴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별다른 문제없이 순조롭게 개최되리라고 전망하는가.

“양측은 북한 고위급인사의 워싱턴 방문에만 합의했을뿐 구체적 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 북·미 고위급 회담의 성공까지는 양국간의 좁혀야할 거리가 아직도 멀다. 그러나 양국은 올해 평 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북·미간의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낙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올해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미국은 북한 문제가 불거지는 것 을 원치않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공화당의 견제와 얼마남 지 않은 임기때문에 북한 경수로 공급문제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 는 것을 포기한 듯하다. 북한 또한 이탈리아와의 수교 등을 통 해 원조 공급원을 다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 서 북한의 태도로 판단할 때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 은 적다고 본다.”

평양 경제실리 얻기 전향적 자세

-현재 북한과 미국간 대화 기조는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 조정관 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페리보고서를 어떻게 평가 하는가.

“주장이 뚜렷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기보다 우리의 현실을 분명 하게 알려주는 ‘우편소인(postmark)’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페리박사가 대(對)북한정책 제시에 그토록 신중했던 이유는.

“그가 매우 사려 깊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는 해 답을 찾기 어려운 난제이다. 페리의 입장에서는 클린턴 행정부가 자신의 주장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선적 인 방안을 들이미는 모험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더군다나 클린턴 행정부는 심각한 문제가 터졌을 경우 위기관리 능력에서는 탁월하나 꾸준한 협상력을 요구하는 사후관리에는 취약하다는 지 적을 받고 있다.”

-미국정부가 북한과의 위기국면을 일단 넘기면 사후대책을 지속적 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제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특 사로 임명된 로버트 갈루치가 백악관과 국무부를 직접 상대하며 기민하게 일을 처리,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의 합의는 문자 그대로 기본합의였으며 여기에 살을 붙여 나가기 로 돼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는 기본합 의가 마치 무슨 대단한 전리품이나 되는 것처럼 태도를 취하며 후속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美 새위기 오기전 후속조치 필요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미국과 북한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동결시키는 것이 목적이 며 그이상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북한은 기본합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제재의 해제,양국간 관계정상화 등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다음에 는 정치적 관심이 사라졌다. 갈루치 특사는 조지타운 대학의 교 단으로 돌아갔으며 한반도문제 담당은 국무부 부차관보급으로 격하 됐다. 백악관·국무부·국방부등 관련 부처들과 조정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정치적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베를린 합의가 이뤄졌다 해도 클린턴 미국정부가 무관심해질 까 우려된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국·미국·일본간 공조에 문제는 없다고 보 는가.

“안보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일(韓·美·日) 3자간 정책조정 이 지금처럼 긴밀하게 이뤄진 적이 과거엔 없었다. 북한은 체질 적으로 공개적인 위협을 소화하지 못하는 집단이다.
그러나 페리 보고서는 북한측에 심각한 경고를 기술적으로 전달 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컨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실험을 추가로 강행했을 경우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어 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충실하게 전달했을 것이라는 것이다.북한이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도 경제적 실리를 얻겠다는 생각과 함께 페리보고서의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이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 다.”

<맨체스터(미뉴햄프셔주)=진철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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