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9% 한국인"


벅월터 오티스-LG 부사장

[중앙일보,  2005-08-16] 


 

[중앙일보 최지영.임현동]

오티스-LG는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보딩브리지(비행기 탈 때 여객청사와 비행기를 연결시켜 주는 장치) 등을 만드는 회사다. 엘리베이터업계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오티스(OTIS)사와 LG의 합작사다.

이 회사의 브래들리 K 벅월터(41) 부사장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한다. 골프장에서 캐디와 한국어로 농담할 정도며 사투리가 심한 한국 직원의 말을 표준말로 고쳐주기도 한다. 물론 한국말로 업무를 지시하고 e-메일도 한국어로 한다. 한국에 머문 지 11년이 넘은 그는 평소에도 "나는 51% 미국인이지만 49%는 한국인"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때는 1983년. 당시 대학생이자 독실한 모르몬 교도였던 그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배우고자 한국에서 선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인을 만나려면 2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나가야 할 만큼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했어요. 주민들과 통하려면 한국어를 배우는 수밖에 없었지요."

교재라고는 사전과 문법책이 전부였다. 앞주머니에 단어장을 항상 꽂아놓고 주민과 얘기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일단 적었다. 그리고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며 자습했다. 18개월 동안 선교활동을 한 뒤 미국에 돌아간 그는 대학과 MBA(경영학석사)과정을 마친 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티스에 입사했다. 싱가포르와 도쿄(東京)를 거쳐 94년 7월 한국지사에 발령받았다.

그는 한국에 오자 선교사 시절 느꼈던 푸근한 '한국의 정'에 다시 푹 빠져 매년 연장근무를 신청했다. 이젠 미국 본사로 출장갔을 때도 하루에 밥 한 그릇을 먹지 않으면 속이 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낙지볶음.매운탕.김치찌개 등을 특히 좋아하는데 식당에 가면 "맵게 해 주세요"라고 부탁하곤 한다.

오티스와 LG가 합작하기 직전 벅월터 부사장은 오티스-코리아의 한국지사장(직원 300명 규모)을 맡았다. 합작 법인이 설립되면 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 수는 훨씬 많다. 그가 맡고 있는 서비스 사업부문엔 협력사를 포함해 직원이 2500여명이나 된다. 서비스 사업 부문에선 엘리베이터를 산 고객이 매달 일정액을 내면 각종 부품 수리와 유지 보수 관리를 알아서 해주는 '자동차 종합보험' 같은 토털서비스를 해준다. 365일 24시간 원격에서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면서 고장이 나기 전 부품의 수명을 체크해 미리 바꿔주고 보수해준다.

5년 전부터 이 분야를 맡아 내년 20%씩 매출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신규 엘리베이터 시장이 매년 20~30%씩 줄어들지만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안전하게 오래 쓰려는 고객들의 관심이 느는 덕이라고 했다. "회사가 허락하는 한 한국에 오래있고 싶다"는 그는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이 말은 꼭하고 싶다"며 충고했다.

"한국인들은 위기의식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내가 보기에 중국으로 공장이 빠져나가고 있는 지금의 한국 상황은 위기 그 이상입니다."

글=최지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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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LG "엘리베이터 100대 40일만에 완벽설치"

[동아일보   2003-05-14] 




2005녀 2월 중순 오티스LG의 인터넷홈페이지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100대를 동시에 설치해야 하는 공사를 발주하면서 2개사 이상을 참여시켜야 공기(工期)를 맞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오티스LG의 기술력을 믿고 맡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불안했습니다. 결국 ‘최단기 무사고 준공’을 이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의 시공을 맡았던 롯데건설의 한 임원이 올린 감사 편지였다.

6개월은 걸린다는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40일 만에 끝낸 사연은 이랬다.

총 3200가구가 입주한 메트로팔레스는 대구지역에서 단일 아파트단지로는 최대

규모. 엘리베이터만도 100대가 필요한 대형공사였다. 애초 시공을 맡았던 우방이 2000년 8월 부도로 쓰러지면서 공사가 5개월가량 중단됐다.

우방에 이어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은 입주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사가 늦어진 데 대해 직접적인 책임은 없었지만 입주가 늦어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입주 민들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외환 위기 이후 대구지역의 건설업체가 줄줄이 쓰러진 상황에서 서울 업체에 맡겨진 첫 공사였다.

집을 짓는 게 다 그렇지만 아파트 공사도 순서가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으면 마감공사를 할 수 없다. 엘리베이터 공사를 맡은 오티스LG에 주어진 시간은 불과 40여일.

오티스LG의 김창옥 소장(37)은 “주위에서 다들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인데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낭비되는 시간을 바짝 줄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40여명의 현장 식구들은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작업에 매달렸다. 작업은 연일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건설사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중요했다. 착공설명회를 시작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될 때마다 공사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롯데건설과 오티스LG는 핫라인을 운영하면서 수시로 의견을 조율해 나갔다. 그렇게 콤비플레이를 펼친 지 40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3월31일 미국 뉴욕에선 오티스 창립 1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창업자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의 이름을 딴 오티스는 150년간 엘리베이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티스의 한국법인인 오티스LG의 대구 메트로팔레스 사례 발표였다.

오티스LG의 서비스사업부장인 브래들리 벅월터 부사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오티스 임직원을 상대로 100대의 엘리베이터를 단 40일 만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설치한 사연을 설명하자 장내는 술렁거렸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잠시, 곧이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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