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회화강좌 큰인기 -
교회.성당 찾아가면 영어가 '술술'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교회(에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가 제공하는 영어회화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경향신문  2001-01-19

영어 사용이 자유롭지 않으면 스스로 문맹으로 느껴지는 인터넷시대다. 이제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까지 영어 배우기는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영어를 좀 더 쉽게, 좀더 부담없이 배울 수는 없을까. 사설 학원은 시간.공간적 제약이 많이 따르고 수강료도 비싸다. 집 주변에 있는 종교단체로 눈을 돌려 보자.

서울과 수도권 교회나 성당에 가면 영어회화를 의외로 쉽게, 원어민의 가르침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이중에서도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교회)가 제공하는 영어회화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이 교회는 남녀 노소, 성별에 관계없이 영어회화를 가르치며 집 근처에서 공짜로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경기 지역에 49곳이 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차례(화.목 또는 수.금) 한다.

이 교회가 신도건 비신도건 한국 사람들에게 무료로 영어회화를 가르친 지는 꽤 오래 됐다. 종교시설이라는 점이 일반인들의 발걸음을 망설이게 하지만 일단 가보면 영어회화 시간에는 종교 색채가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선교사들도 이 시간만큼은 순수한 자원봉사자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현재 이 교회에서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약 2,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서서울선교본부. 7시가 가까워지자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초등학교 학생에서부터 60세 가까운 중년까지 다양했다. 상아아파트에 사는 임현빈씨(40.교사)는 매주 수.금요일 영어를 배우러 가족과 함께 손을 잡고 집 근처 교회로 간다.

공업 과목 교사이면서 겨울 방학 동안 영어 교사 부전공 연수를 받고 있는 임씨는 정규 수업만으로는 부족해 영어회화를 배울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학원에서 회화를 배우려고 하니 수강료가 너무 비싸 망설이던 중 동네 사람들한테서 소개를 받아 이 교회를 찾았다.

고급반 학생인 임씨는 강의에 대만족이다. "수업 내용도 좋고 선교사들이 헌신적으로 가르쳐 줘 교회에 뭔가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 입니다. 실력도 쑥쑥 향상되는 것 같구요"
부인 구은선씨(37.주부)는 초급반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딸 혜정(13)과 함께 수업을 받고 있다. 자기 발전을 위해 뭔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중에서도 영어가 가장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배워서 자녀들을 영어 과외만큼은 시키지 않고 혼자 가르쳐 보겠다는 생각도 한몫 했다. 올 봄에 6학년이 되는 혜정이는 엄마보다 더 열성이다. 코가 크고 눈이 파란 사람한테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 집에 돌아가면 예습.복습도 철저히 한다. 임씨는 "이 시간은 영어를 배우는 시간뿐 아니라 가족간 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영어회화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고3인 추수진양(19)은 1학년 말부터 이 교회에서 꾸준히 회화를 배워 수능 외국어 영역 모의 평가 점수가 20점이나 올랐다고 즐거워했다. 듣기 문제에 특히 자신이 생겼다. "웬만한 영어회화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가더라도 계속 다니고 싶어요"
추양은 단짝 이혜은양(20)을 3개월 전 이 클래스에 '인도'했다. 이양도 영어 학원에 다녀 봤지만 30만∼40만원 하는 수강비가 너무 부담이 됐던 터에 돈을 받지 않으면서도 선교사들이 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너무나 진지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곳에서 2년째 고급 과정 회화를 배우고 있는 신윤하씨(57.단국공고 교사)는 매주 토요일이면 인사동에 나가 길안내.쇼핑 등 외국인을 상대로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영어도 배우고 동네 사람도 사귈 수 있어 좋습니다.
이 교회 화곡동 지부 중급반 학생들은 지난 9일 수업을 마치고 조촐한 '쫑파티'를 했다. 지금까지 성심성의껏 지도해 준 미첼 선교사(21)가 다른 데로 이동을 하기로 돼 있어 그 날이 미첼 선교사와의 마지막 수업이었기 때문이었다. 미첼 선교사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소중한 친구들을 사귀게 돼 너무 기쁘다"며 "비록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가끔씩 화곡동 교회에 와 학생들을 만나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병태 기자 cbt@kyunghyang.com

*영어강좌 운영 단체들 - 수준별 회화반.성경강독등 다양
말일 성도 예수그리스도교회 외에도 영어를 가르치는 종교 단체가 몇군데 있다. 그중 가장 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여의도 순복음교회(782-4851.어학훈련실)다.
기초 강독 3개반, 기초.중급 회화반 등 5개 과정이 있다. 순복음교회에 적을 두고 있는 외국인 또는 외국에서 오랫동안 선교 생활을 하고 귀국한 신자들이 가르치고 있다. 코스별로 2∼3개월 과정이며 수업 시간은 반별로 약간 차이가 있다. 교재는 기초 강독반의 경우 중학교 1.2.3학년 교과서, 기초.중급 회화반은 사이드 바이 사이드, 뉴 인터체인지를 쓰고 있다.
현재 순복음교회 영어 프로그램에는 약 150여명이 등록해 수강을 하고 있다. 수강료는 1만∼2만원이다. 이밖에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영어 성경반을 운영한다. 외국인과 함께 영어로 성경을 읽고 토론하는 비교적수준 높은 과정이다. 이 교회 신도가 아니더라도 배울 수 있다.

충현교회(552-8200)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본예배를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10개 국어로 들을 수 있다. 일본어.중국어 등 통역 서비스는 해당 국가 주한 외국인이 대부분이지만 영어는 공부를 위해 한국인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영락교회(2273-6301)도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딜 메이저 목사(미국)가 영어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해마다 영어 성경 강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새문안교회(723-4961)는 오는 3월 말에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최병태 기자
cb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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