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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한국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서희철)

1. 한국 교회 역사의 여명

 회원수 6만명(1994년 1월 기준)이 넘는 한국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는 1956년 4월에 공식적이고 이 땅에서 선교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국 땅을 최초로 밟은 후기성도는 1921년에 일본을 거쳐 부산에서 만주까지 여행을 한 데이비드 오 맥케이 사도였다. 그 후 1945년 10월 26일 해방과 함께 미군정이 실시될 때 미국 군인이었던 루드 로빈슨(Ruth Robinson)상사가 인천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1년 동안 머물면서 한국사람에게도 복음을 전했던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한국 교회 역사에는 고통과 시련속에서 교훈과 축복을 주시고자 하는 오묘하신 하나님의 뜻이 시작에서부터 작용하고 있었다. 수백만명의 주민과 수십만명의 젊은 군인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온 국토를 폐허화하는 쓰라린 상처를 남긴 한국 전쟁중에서 새로운 복음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너희 먼곳에 있는 백성들아 귀를 기울이라. 진실로 주의 음성은 만인에게 미치며… 듣지 아니할 귀도 없으며 꿰뚫리지 아니할 마음도 없느니라.”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이 시작되자 유엔군이 참전하게 되었고 그들 가운데 서울과 부산에 있었던 말일성도 군인들이 미군 영내에서 예배를 보기 시작한 것이 한국에서 최초로 교회 모임이 시작된 기록이다. 처음에는 부산쪽에서 활발하게 모임을 가졌는데 수적으로도 꽤 많았다. 부산은 군함을 타고 온 군인들이 모였던 항구 도시였고 임시 수도였으며 많은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1951년부터 부산에 있는 각 대학에 영어 성경공부 광고가 게재되었고 성경에 관심이 있고 영어공부에도 흥미가 있었던 젊은 대학생들이 미군 후기성도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시작하였다.

 바로 이때 바다 건너 미국 코넬대학에서는 김호직이라는 중년의 유학생이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복음의 빛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05년 4월 16일 평안북도 벽동군에서 향교 교장의 아들로 태어난 김호직은 1917년 서울 농대의 전신인 수원 고농에 입학한 후 수원 고농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20세의 젊은 나이에 전주에 있는 신흥고보 영어교사로 근무하게된다.

 2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그는 교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북제국대학에 입학하여 공부를 계속하였다. 향학열이 높았던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진리가 무엇인가를 아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유교 집안에서 성장한 그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천도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불교에 심취해 보기도 했지만 안주하지 못하고 장로교회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도 진리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그는 학문적 진리와 종교적 진리를 찾아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그 때가 1947년 11월이었는데 나이 42세로 현 숙명여자 대학교 전신인 숙명여전의 교장 시절이었다.

 그는 뉴욕 이타카에 있는 코넬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여 1952년 박사 학위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추구하던 학문적 진리에 도달한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의 진정한 진리 탐구의 열망은 학교 친구였던 올리버 웨이먼(Oliver Wayman)에게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젊은 친구인 올리버 웨이먼의 남다른 성실성을 보고 감동한 그는 어떤 진리가 그러한 생활태도를 갖게 했는가를 물어보기 위해 그에게 접근했으며, 말일성도였던 웨이먼은 그에게 제임스 탈메지(James E. Talmage) 박사가 쓴 [신앙개조(Articles of Faith)]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였다. 웨이먼은 김호직 박사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충실한 장로교인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새로운 복음의 진리를 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1주일 만에 그 책을 다 읽은 김호직 박사는 자신이 지금까지 접한 복음교리서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며 이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이 진리에 관한 다른 책이 더 없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웨이먼은 김호직 박사에게 몰몬경을 주었고 김박사는 이것을 단숨에 읽고 나서 이 책이야말로 성경과 함께 참된 주님의 말씀인데 성경보다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고 웨이먼에게 말했다.

 웨이먼은 공부를 마치고 하와이로 떠나면서 우드라는 사람을 그에게 소개해 주었다. 우드와 복음교리를 열심히 공부하여 기초과정을 완전히 터득한 김박사는 침례 문답을 정확하게 다 대답한 후 한국에 돌아가서 가족과 한국 백성에게 이 진리를 전하기 위해 침례를 받아야겠다고 그의 신념을 밝혔다.

 김호직 박사는 진리 추구과정에서의 갈등을 모두 청산하고 1951년 7월 29일 12시 30분 조셉 스미스가 침례받은 서스퀘하나강(Susquehana River)에서 침례를 받았다. 현재까지의 공식기록에 의하면 그는 한국 사람으로서 최초로 개종한 말일성도가 된다.

 침례받는 날은 그간의 진리 탐구를 위해 겪어야 했던 정신적, 영적, 육체적 갈등이 일시에 없어지는 것을 상징하듯 바람이 세차게 불고 강물이 출렁이는 날씨였다. 그러나 12시에서 1시 사이에 몇몇 신자들이 모여 ‘말일에 예언자 주신 하나님’을 부르고 기도를 하고 나자 사람들 위에 둥글게 빛 줄기가 내리고 강물은 잔잔해지고 날씨는 평온해져서 침례받기에 좋은 상태로 바뀌었다.

 김호직 박사가 강에서 침례를 받고 나올 때 그에게는 ‘네 양을 먹이라’는 소리가 세 번 들려 왔다고 한다. 그 후 구모라 축제(Cumorah Pageant) 모임에서 그는 데이비드 오 맥케이 대관장을 만났는데, 그 때 맥케이 대관장은 ‘당신은 위대한 선교사로 당신 백성에게 복음을 전할 것이오 ’하고 그를 축복하였다. 이 순간이야말로 총관리역원으로 한국땅을 처음 다녀간 대관장과 최초의 한국인 개종자가 역사적으로 만나는 시간이었으며 한국 교회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1952년 9월 김호직 박사는 아론신권(神權)을 받고 귀국하였다. 배고프고 허기진 대한민국 국민들의 영양상태를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하라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하여 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좀더 절실한 이 백성들의 영적 구원을 위해 새로운 복음 진리를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김호직 박사는 오랜 미국 생활에서 귀국하는 날, 부산 수영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부산역 앞에서 미국 군인들이 예배보는 곳으로 직행하여 가족들을 놀라게 하였다.

 귀국후에 그는 부산 수산대 학장, 유네스코 한국대표, 건국대학 축산대학장, 홍익대 학장, 문교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많은 공공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였다. 또한 서울시 교육위원회 부의장으로도 활동하였다. 그 당시 시장이 당연직 의장이었으므로 지금의 교육감과 같은 직책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에서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실제로 문교부 차관으로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었다. 어느날 이승만 대통령은 일요일에 급한 일로 김호직 박사를 호출하였다.

 대통령 비서관은 김호직 박사가 있는 곳을 수소문한 끝에 서울 동대문구 유락동의 허름한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가르치고 있는 그를 찾아냈다. 그러나 김 박사는 아무리 대통령의 부름이라도 지금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치는 일은 끝내고 가야 한다며 가르침을 마치고 경무대로 떠났다. 이 대통령께서 왜 늦었느냐고 역정을 내니 김 박사는 주일학교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오느라고 늦었다고 설명하였는데 이 대통령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했다고 한다.

 김호직 박사는 귀국하여 부산에서 수산대학 학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을 이끌고 미군과 함께 미군 영내에서 예배를 보았다. 예배를 보는 동안 그는 한국인들을 위해 통역을 해주었고 특히 공과 시간에는 교리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일일이 메모를 해가며 미국인 교사의 가르침을 통역해 주었다.

 그 당시 한국인 신자들은 거의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었다. 그는 모든 개개인에게 친절히 그리고 성실하게 대하였다. 미군 군목들이 침례를 주기 위해 구도자를 가르칠 때에도 최대한 시간을 내어 통역을 해주고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그가 귀국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최초로 국내에서 개종자를 위한 침례식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1952년 8월 2일 부산 송도에서 가진 침례식이었다.

 한국땅에서의 첫번째 침례자는 그의 둘째 딸 김영숙이었다. 이와 같은 노력은 그 후에도 계속되어 개종자는 늘어갔다. 김 박사는 1953년 5월 27일 미군 군목으로 부산에 왔던 스펜서 매드슨 장로에 의해서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 권능인 멜기세덱신권의 장로 직분에 성임되었다. 몰몬경에 대한 간증과 애착이 남달랐던 그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며 밑줄을 그으면서 이 책을 읽었고, 그 중 니파이삼서를 한국어로 번역하였다.

 더 나아가서 1953년에는 신호범, 이호남, 이영범, 이락수, 박근수 등 여러 한국 성도들로 몰몬경 번역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작업은 김 박사의 갑작스런 서거로 중단되었다가 홍병식, 장세천 등 한국 성도들과 한국어에 능통한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번역 작업이 계속되었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고 후에 한인상 장로가 선교사의 신분으로 몰몬경을 완역하여 출판하게 되었다.

 1953년 8월 휴전 협정이 체결되자 부산에 있던 정부와 교육기관들이 다시 서울로 환도했고 김호직 박사도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서울에서는 처음 종로구 옥인동 소재 옥인교회에서 예배를 보았다. 그러다가 장소를 옮겨 종로구 적선동에 있는 당시 해무청의 방 한칸을 빌려 예배를 보게 되었고 그 후에는 서울중학교 교실을 빌려 예배를 보았다. 이러한 것이 모두 김 박사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미국 선교사가 파견되기 시작한 후에는 1956년 11월에 성동구 유락동에 있는 2층집에 교회를 정하고 예배를 보았다.

 한편 복음 선교사의 필요성을 절감한 김호직 박사는 1955년, 조셉 필딩 스미스 제일회장단 보좌가 방한했을 때 선교사를 내줄 것을 간청하였다. 그러나 당시 한국 정부는 국내 유명인의 신원보증과 재정보증과 입국후의 생활안정을 보장하지 않고는 외국인 입국과 거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박사는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여 강력하게 선교사 입국을 추진하였다. 그의 보증 하에 1956년 4월 복음 선교사가 입국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회복된 진리가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다.

 복음을 통해 이 백성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그의 열의는 선교사들에 의해 이어졌다. 그 자신도 학생들을 데리고 길거리에서 복음을 전파하였다. 당시 국내사정은 여러 가지로 어렵고 궁핍하였다. 선교사들이 신발을 벗고 집안에 들어가 구도자들을 가르치면 그 동안 신발이 자주 없어졌다.

 신발뿐 아니라 선교사들의 물건도 여러 가지로 수난을 겪었다. 김 박사는 이러한 일로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는데 지장을 받을 것을 걱정하여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두루 다니면서 선교사들이 잃어버린 것과 똑 같은 물건들을 구해 선교사들에게 돌려 주었다. 그리고는 선교사들을 자주 불러 대접하였다.

 또한 당시 후기성도인 미군들이 한국의 젊은 여자와 결혼하고 먼저 귀국하면서 자기 부인을 미국으로 초청할 때까지 맡아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의 집에는 늘 교회 성도들로 북적거렸다.

 1955년 9월 한국을 선교지역 후보지로 답사하기 위해 내한했던 해롤드 비 리 사도는 김 박사의 이런 활동을 듣고 또 직접 만나보고 난 후 매우 감동하여 그를 ‘아시아의 바울’이라고 불렀다.

 한편 1957년경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의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의 재단 설립이 어려워지자 그는 세계교회 전체의 금식헌금 규모를 파악하여 이 교회가 얼마나 전세계에 공헌하고 있는가를 밝히면서 심사위원들을 설득했으며 천신만고 끝에 교회재단설립 허가장을 받고는 “드디어 우리 교회의 재단이 설립되었다”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

 향교 교장의 아들로 태어나 한학을 공부하였지만 그는 한글을 써야 이 나라 백성이 빨리 개화될 수 있다고 한글 애용을 주장하였고 문교부 차관 때는 모든 간판을 한글로 바꾸는 정책을 제안하여 시행하였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늘 조국을 사랑하라고 강조하는 우국지사이기도 했다.

 1959년 김호직 박사는 교회일에 전념하기 위해 모든 공직을 사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때 마침 그는 세계 식량농업기구에서 주최하는 후진국 영양상태 개선을 위한 세미나에 초청되었고 연구비 지급도 약속 받고 인도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 때 그는 자기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남극동 선교부장인 그랜트 하튼 장로를 만났을 때 그는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야겠다. 타국에서 죽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귀국한 지 얼마 후 불편한 몸으로 시교육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여 토론하던 중 김 박사는 갑자기 뇌일혈로 쓰러졌다. 그때 토의 주제가 잡부금에 관한 것이었는데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성품 때문에 혈압이 상승한 것이 그 원인이었던 것 같다. 연세대학병원에 입원했으나 그는 1959년 8월 31일 마침내 하나님 나라로 갔다.

 그가 입원해 있던 병실의 머리맡에는 교리와 성약 82편 19절의 말씀이 ��은 연필로 색칠해져 있었다.

 “모든 자로 하여금 자기 이웃의 유익을 구하며 하나님의 영광만을 전념하여 구하면서 모든 일을 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그의 일생에 알맞은 경전의 말씀, 바로 그것이었다. 고든 비 힝클리 부대관장은 “그의 이름은 동양의 말일성도 역사에 찬연히 빛날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당시 북극동 선교부장이었던 폴 씨 앤드루스는 “김호직 형제는 한국에서 교회를 세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교회와 성도들에 대하여 남다른 바가 있었다. 그는 한국생물학회회장으로 있으면서 평일에는 열심히 일하다가도 일요일이 되면 일체 학회활동을 중지하였다. 학회 회원들이 회장이 연구발표회에 안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면 안식일에는 교회에 나가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늘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김 박사는 교회모임이 끝나고 젊은 학생들을 데리고 시장에서 콩국수를 사주면서 “이 콩이 참 몸에 좋은 거야. 많이들 먹어”라고 해서 그 후부터 그는 회원들 사이에 콩박사로도 불리우게 되었다. 현재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주 하원의원으로 일하고 있는 신호범 박사는 김 박사의 인자함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김호직 박사는 매주 내가 주일학교에 참석하는 것을 반겨주셨다. 맨 뒷 자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 일부러 오셔서 악수를 청하시고 ‘신군’이라고 부르시며 반갑게 대해 주셨다. 사실 당시 그분은 문교부 차관이셨는데 그러한 분이 나 같은 사람(그 당시 미군 부대에서 일하고 있었다)에게 와서 악수를 청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처럼 보였지만 나는 그 분이 늘 그렇게 오셔서 어떻게 지내느냐는 인사를 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런 분이 나에게 그런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다면 내가 지금까지도 교회에 남아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교리와 성약을 번역한 후기성도인 정대판 장로는 김호직 박사의 20주기 추모식에서 알려지지 않은 일화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공부할 능력은 있었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장로교 총회 신학교에 다니다가 그들의 말대로라면 이단 중의 왕 이단인 몰몬교로 개종했기 때문에 모든 재정적 지원이 일시에 막혀 버렸습니다. 많은 회유와 강압을 물리치고 저는 1957년 1월 6일 침례를 받았고 그 다음날 김호직 박사님에게서 성신의 안수를, 1958년 8월 24일에는 제사 신권을 받았습니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학비가 없어 공부를 못하고 있는 딱한 형편을 어떻게 아셨는지 하루는 조용히 나를 부르시더니 ‘다른 걱정하지 말고 대학에 편입하도록 하게. 내가 추천을 해 줄 터이니’ 그러시고는 학교를 소개해 주시고 얼마 후에 아무도 모르게-최근에 안 일이지만 그분의 딸들도 몰랐다고 한다.- 제 손을 잡고 수업료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와 같은 일이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참된 복음과 몰몬경에 대한 간증으로 개종했지만 김 박사님의 이와 같은 따뜻한 사랑이 없었다면 제가 얼마나 견딜 수 있었을까요?”

 김호직 박사의 영향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한 젊은 엘리트 그룹이 지금도 한국의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를 떠받들고 있다. “비교적 진실해서는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진실해야 합니다”라는 것이 한국의 후기성도들에 대한 그의 유언이었다.

 한국 교회역사의 여명기에 김호직 박사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 미국인 말일성도가 있다. 1953년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 미 육군중위로서 군목으로 오게 된 스펜서 파머(Spencer J. Palmer)는 한국인이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을 피부로 느끼며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복음을 전해주고 복음에 대한 신앙으로 그들을 위로 받게 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는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지도력을 갖춘 젊은이였으며 무엇보다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고 한국인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벅찬 사업 즉, 아시아 대륙에 처음으로 회복된 복음을 전하는 큰 일을, 한 젊은 한국인을 사랑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파머는 남부럽지 않게 살던 북한에서, 중공군의 침입으로 고통을 받다가 자유를 찾아 미군 수송선을 타고 한국의 최남단 거제도로 피난 와서 남의 집 방 한칸에서 일곱 식구가 겹쳐서 자는 생활을 하는 한 젊은이를 그의 군종사무실에서 만나게 된다. 파머는 하우스 보이로 일하는 이 불우한 청년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장교들이 가는 좋은 식당에도 함께 가고 미군 사병들이 가는 휴게실에서 간식도 같이 먹고 운전도 가르쳐 주었다.

 어떤 때는 이 젊은이를 헬리콥터에 태워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이의 집안 형편은 더 어려워져 젊은이는 이웃 사람들에게 더 이상 불편을 주지 않으려고 집을 나와 개울가에 천막을 치고 피난살이를 하게 되었다.

 파머는 그를 도와 오두막집을 짓게 해주었고 자주 그 집을 방문하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이해와 관심을 보여주었다. 실의와 과음으로 간이 심하게 나빠진 젊은이의 부친을 부산 스웨덴 병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받게도 해주었다.

 그때 파머는 38선 근처 강원도 속초로 전출 명령을 받게 된다. 그는 그 젊은이에게 같이 가자고 권했다. 기차표를 사주어 춘천을 거쳐 속초로 그를 데려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기와 또 다른 장교를 위해 일하도록 주선해 주었다. 그의 집안을 도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공부하라고 권고하기도 하였다. 얼마 후 파머군목은 항구 부산에 있는 21병원에서 일하도록 전출 명령을 받으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 젊은이를 다시 부산으로 데리고 와서 공부하도록 도와주고 또 다른 한편으로 말일성도 군인들을 모아 예배를 인도하고 특히 한국 젊은이들을 따로 모아 집회를 갖도록 주선하였다.

 부산 대화재로 미군과 함께 모이던 부산 역전 공회당의 집회 장소를 잃어버리자 그는 부산지역 한국 회원들을 위해 땅을 사서 집을 지어 한국인을 위한 모임장소로 쓰게 하였다. 그 젊은이도 이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지도력과 성실성으로 인해 파머는 당시 13명의 군목 중 책임자로 일하게 되었고 3백27명의 한국인들이 모임에 참석하게 하는 등 활기 있는 복음전도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그 때에 파머는 한국땅에 복음의 씨앗이 훌륭하게 열매 맺을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한국인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짐에 따라 한국인을 위한 교회조직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교회 회장에게 한국성도들이 미군들로부터 독립하여 안정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교회 조직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청원을 하였다. 그 결과 1954년 9월 4일 해롤드 비 리 사도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스펜서 파머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교회 회장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많은 한국인이 우리의 집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들은 우리의 모임에 나오고 있으나 자기들의 교회 건물이 없고 예배 장소와 조직이 없습니다. 다만 군인들 집회에만 참석하고 있으나 미군들은 안정적인 사람들이 아니므로 왔다가 돌아가곤 합니다. 우리는 한국에 선교부가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솔트 레이크 본부에서는 1954년 9월 해롤드 비 리 사도를 한국에 파견하여 1주일 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야전의 미군 말일성도를 위문하는 모임을 갖고 한편, 한국을 선교지역으로 독립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하고 귀국하게 하였다.

 그는 본부로 돌아가 그해 10월에 열린 교회의 연차대회에서 1950년부터 1953년까지 47명의 한국인이 침례를 받아 북극동 지역에 성스러운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전능하신 분의 사업이 놀라운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고 보고 하였다.

 그의 보고는 한국을 선교지역으로 헌납하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1955년 8월 2일 화요일 십이사도 정원회의 조셉 필딩 스미스 회장이 방한하여 현재의 장충동 신라호텔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한국을 복음선교 지역으로 헌납하였다. 그곳에 참석했던 로드니 파이 형제는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이 헌납기도는 주님의 위대한 권능을 느낄 수 있는 힘찬 기도였다. 스미스 회장은 문자 그대로 사탄에게 이 땅을 묶고 있는 사슬을 풀라고 명하고 이 땅이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통하여 선택된 땅이 되도록 축복하였다. 특별히 한국 백성들이 진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갖추어 지도록 축복하였다. 그리고 한국이 다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약속도 하였다. 이곳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성신의 능력을 통해 복음의 씨앗이 드디어 이 땅에 뿌려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2. 미국인 선교사들의 헌신   

 1956년 4월 6일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선교사인 리차드 디튼(Richard I. Detton) 장로와 단 파웰(Don G. Powell) 장로가 공식적으로 한국에 파견되었다. 이 두사람이 한국에 온 최초의 복음 선교사들이다. 이들은 일본 선교부 소속으로 동경에서 봉사하다가 한국 지방부 선교사로 파견된 것이다.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30명의 한국인 신자들이 마중을 나갔다. 그 당시 전체 신자 64명 중 반이 그들의 도착을 환영하기 위해 모였으니 한국성도들이 얼마나 선교사들을 기다렸는지 짐작케 하는 장면이었다. 어떤 성도는 선교사를 기다리는 것이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 생각되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때 성도들은 선교사들이 세들어 살 신문로에 있는 허름한 집을 손수 수리하고 청소했다. 어떤 성도는 학교가 끝나면 매일 그곳으로 가서 청소를 하다가 부모님께 꾸중을 들을 정도였다. 모든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 이 역사적인 최초의 선교사들을 맞을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파웰장로는 결혼하 지 1년 조금 지나 선교사로 떠났던 것이다. 그는 얼굴도 보지 못한 딸의 사진을 부인에게서 받아 가지고 다니면서 자랑했다. 결혼한 지 얼마되 않은 이들 부부로서는 더없이 큰 희생이 아닐 수 없었다. 디튼 장로는 거구였지만 항상 온화한 미소로 한국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는데 그는 부산으로 내려가서 부산 지부장으로 일하면서 선교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과 9월에 6명의 선교사들이 더 입국했다. 그들은 딘 앤더슨, 래리 옴, 뉴엘 킴볼, 게일 이 카, 칼 플래쳐, 클라우드 뉴먼 장로들이었다. 이들 중엔 박사학위를 받은 지식인도 있었고 동냥을 얻으러 온 걸인을 붙잡고 함께 우는 인정 많은 사람도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으로 선교사업을 나오기 위해 여러 번 금식하고 기도한 선교사도 있었다.

 선진 문화권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전쟁 직후의 보잘 것 없는 주거 환경 속에서 여름엔 더위와 모기로 잠을 못 이루고 장마 때는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열악하고 부족한 음식에 더 나아가서 잦은 도난사고 등 참기 힘든 상황이 많았으나 신앙으로 잘 이겨나갔다.

 얼어붙은 빵과 돼지고기로 연명하면서 황무지를 수천 킬로미터나 여행하고 몰몬경을 전했던 그들의 선조 선교사들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환경이었으나 모두가 열심히 일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한국 백성들과 함께 하셔서 선교사업에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 당시 몹시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한국 성도들의 도움은 큰 힘이 되었다. 많은 성도들이 틈틈이 시간을 내어 선교사와 구도자들과의 복음토론을 통역해 주었고 어떤 성도들은 매일 새벽 5시 반에 선교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한편 자매 성도들은 김치도 담가 주고 세탁도 해주는 등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그들을 도왔다. 이 때는 한국 성도들 거의가 대학생이거나 직장을 구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전쟁 직후 어렵고 힘든 시절을 헤쳐나가야 했던 사람들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활동은 큰 희생이 아닐 수 없었다. 새로운 복음에 대한 사랑이 선교사들에 대한 사랑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이들 선교사들과 한국 성도들의 노력으로 회원수가 증가하자 1956년 6월 3일 서울고등학교에서 가진 모임에서는 일본에 본부가 있는 북극동선교부 아래의 한국 지방부 서울지부가 조직되었다.

 초기 한국 성도들은 선교사와 일체가 되어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을 열심히 도왔다. 한국인 중 초기 개종자였던 이영범은 자신도 선교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용단을 내리고 북극동 선교부장인 앤드류스에게 선교사 청원을 했다. 드디어 그는 1956년 9월에 선교사의 부름을 받아 한국인 최초의 선교사가 되었다.

 이영범이 한국에서 최초로 선교사업을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는 말일성도 가정에 입양되어 청년이 된 신호범이 선교사를 자원하여 1956년 9월에 부름을 받았다. 그는 북극동 선교부 지역인 일본으로 가도록 부름을 받았지만 일본 비자가 안 나와 하와이 선교부에서 전도하면서 1957년 7월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 국적을 아직도 갖고 있는 신호범 선교사가 일본 비자를 받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1954년에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을 선교지역으로 헌납해야 한다고 보고했던 해롤드 비 리 사도가 하와이 선교부를 방문하였고 한국인인 신호범이 일본 임지로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하와이에 있는 일본 영사관에 연락하여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하여 한국인 선교사인 신호범이 일본에서 전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고국에 나와서 선교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병역과 비지 문제 때문에 불가능했다. 이영범, 신호범 이들 두 사람이 최초로 선교사로 봉사한 한국인들이다.

 1956년 한국 지방부(당시 지방부장 김호직 박사)는 1957년 11월에 서울시 성동구 유락동 12의 24 2층집과 종로구 삼청동 5번지의 대지 3천여평과 건물을 구입하고 서울지부를 중앙지부와 동부지부로 나누었다. 그리고 1957년 3월 한국 지방부에 번역실을 개설하여 선교사업을 위한 모임에 쓸 교재 등을 번역하고 인쇄하기 시작하였다.

 이 번역실은 그 후에 번역 출판부가 되고 더 나아가서 현재의 한국 관리본부가 되었다. 1957년 1월 6일에는 정대판이 개종하였는데 그는 교리와 성약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우리만 찬송가를 만드는데 기여하였다.

 1957년 4월 20일에는 한인상이 개종하였다. 그는 몰몬경의 우리말 번역을 완성하였고 다른 많은 교회서적도 번역했으며 1964년 한국 선교부가 독립된 후 최초로 부름 받은 한국인 선교사가 되었다. 그는 1975년에 한국인 최초로 부산에서 선교부장으로 봉사하였고 1978년 8월 15일 한국인 최초로 지역 대표로 봉사했으며 1991년 6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총관리 역원으로 부름 받아 한국 교회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한국에서 복음전파를  위해 선교사로 봉사했던 미국인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희생은 참으로 컸다. 1958년 7월 한국에서 봉사하던 선교사는 11명 중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병에 걸렸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그들의 발병은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면 그들의 생명에 치명적일 수도 있었다.

 북극동 선교부장인 폴 씨 앤드루스는 동경에서 달려와 그들을 만났다. 그는 선교부장으로서 총관리 역원과 부모 친척들의 염려를 전달하고 나서 선교사 한사람 한사람과 개인 면접을 하면서 선교사업을 중단하고 귀국하는 것이 어떤지 물어 보았다. 또 그들이 원하면 일본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하나같이 귀국을 거절하면서 필요하다면 자기 목숨을 바쳐서라도 하나님의 복음을 한국인들에게 전하겠다고 대답했다. 모든 선교사들은 주님의 영의 감동을 받아 주께서 한국 땅에 자기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기를 원하신다고 강하게 간증하였다.

 앤드루스 선교부장은 이들의 간증에 감동되어 눈물을 흘리면서 혼자 돌아갔다.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고자 한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오늘날 한국 교회가 이 정도의 발전을 가져오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김호직 지방부장과 훌륭한 개척자 성도들 그리고 선교사들의 힘으로 한국 지방부 내에는 새로운 교회가 여러 개 새로 생겨났다. 1959년 8월 31일 한국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선구자이며 목자였던 김호직 박사가 별세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사회장으로 김 박사의 서거를 추모했다.

3. 한국 교회의 성장   

 한국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는 아직까지는 소수 종파이지만 <도표 7-1>의 개종자 증가추세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빠른 성장을 계속해 왔다.

 한국 최초의 독립적인 선교부는 1962년 7월에 설치되었으며 초대 선교부장에는 게일 이 카(Gail E. Car) 장로가 임명되었다. 선교부 아래에는 서울, 부산, 대구에 7개의 지부가 설치되엇고 1964년까지 회원수는 1천8백명에 달하였다.

 1967년에는 한국어로 된 몰몬경이 처음으로 출판되었다. 초판은 3천부로서 보진재 인쇄소에서 인쇄를 담당하였다. 1968년 8월에는 한국어로 된 교리와 성약이 출판되었고 1970년에는 한국어판 찬송가가 출판되었다. 1972년에는 한국의 첫번째 신학연구원이 설립되어 이호남 장로가 원장에 취임하였다.

 1973년 3월 8일에는 한국 최초의 정식 교구(Stake)인 서울교구가 설치되었는데 이것은 아시아대륙 제1호 교구로서 당시 십이사도 정원회 회장이었던 스펜서 더블류 킴볼 사도가 감리하여 이호남 장로를 교구장으로 성임 하였다. 1975년까지 회원 수는 9천명에 달하였으며 1983년까지 2만8천명을 넘었다.

 아시아 대륙의 첫번째 성전인 서울성전의 건설은 1981년 4월 1일에 발표되었는데 1983년 5월 9일 기공식을 갖고 1985년 12월 14일에 헌납 되었다. 기공식을 감리했던 교회 지도자는 마아빈 제이 애쉬튼(Marvin J. Ashton) 사도였으며 헌납기도는 고든 비 힝클리 부대관장이 담당하였다.

 1992년 말 현재 한국 교회의 총회원수는 6만3천명에 달한다. 특히 1970년대 후반부터 큰 폭의 교회성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교회의 세계적인 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는 한국 교회의 성장이 보다 가속화 되어 2000년에는 소수 종교그룹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56년에 한 개였던 교회 수는 1992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1백56개로 늘어났으며 이를 관리하는 교구는 16개로 증가했다. 이 16개 교구는 3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편 한국에는 선교사업의 책임을 밑은 4개의 선교부가 있고 전체로 7백여 명의 선교사가 있으며 연간 개종자는 3천명에 가깝다. 신학연구원은 서울 동 신학연구원, 서울 서 신학연구원, 부산 신학연구원, 광주 신학연구원 등 4개가 있고 등록된 학생 수는 중고등학생이 2천3백여명, 대학생이 2천1백여명에 달한다.

 또한 서울성전에서는 연간 2만2천여 명에 대한 성스러운 의식을 집행하고 있는데 주로 돌아기신 선조에 대한 대리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한국 교회의 빠른 성장도 역시 활발한 선교사 프로그램이 바탕이 되고 있다. 1956년 4월 한국에 처음 선교사들이 도착한 이래 1990년까지 약 4천명의 미국인 선교사들이 봉사해 왔다. 이들이야말로 미국에서는 가장 큰 친한파 집단이다. 현재 서울 동쪽과 강원도 지역에서 전도하는 서울 선교부, 서울 서쪽지역과 경기도 일대에서 전도하는 서울 서 선교부, 충남북과 전남북에서 선교하는 대전선교부, 부산과 제주와 경남북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선교부 등 4개의 선교부가 있다.

 1992년 말 전체 선교사 7백17명 중 외국인 선교사는 5백52명, 한국인 선교사는 1백65명이다. 한국인 선교사들을 위해서는 한국 선교사 훈련원(Korea Missionary Training Center) 이 별도로 조직되어 사전에 교육을 시키고 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도표 7-3>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80년대에 들어와서 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한국인 선교사들의 증가와 개종자의 증가 추세는 비례하고 있다. 지금까지 1천5백여명의 한국인 성도들이 선교사로 봉사하였다.

4. 한국 교회의 조직과 운영    

 한국 교회는 안식일에 3시간 프로그램으로 모임을 갖는다. <도표 7-4>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중 첫 50분은 주일 학교, 다음 40분은 신권회, 상호부조회, 청년회이다. 그리고 다음 70분은 성찬식이다.

 주일학교는 교회의 모든 회원에게 종교적 가르침을 주는 곳이다. 이 모임은 교회에 참석한 지 1년 이상 되는 성인들을 위한 복음교리반,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12~14반, 침례받은 지 1년 미만인 성도들을 위한 기초교리반 등 연령별로 나누어 경전을 중심으로 복음을 공부한다.

 신권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분의 사업을 행할 권능을 가진 남자 회원들이 참여한다. 이 신권은 대신권으로 불리우는 멜기세덱신권 소신권으로 불리우는 아론신권이 있다. 아론신권의 단위 조직에는 집사정원회, 교사정원회, 제사정원회가 있다. 멜기세덱신권의 단위조직은 장로정원회와 대제사정원회가 있다.

 ‘사랑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상호부조회는 1842년에 조직되어 전세계 1백35개국에 3백10만명의 회워을 가진 세계 최대의 여성 자선봉사 단체이다. 이 모임은 회원으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갖고 자선봉사를 하고 가정을 강화하고 가정생활에서 복음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하는 조직이다. 이 모임에는 18세 이상의 미혼여성 및 기혼여성이 참석한다. 매주 신학, 가정 및 가족 교육, 자선봉사, 사회 관계 및 가정관리 등 다양한 주제를 서로 가르치고 토론한다. 한국에는 1만7천여명의 회원이 있다.

 청녀회는 12세부터 17세까지의 소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딸이다. 우리는 그를 사랑한다. 우리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범사에 하나님의 증인이 되어 신앙, 거룩한 성품, 개인적인 가치, 지식, 바른 선택과 책임, 선행, 성실의 가치관을 생활화한다’는 주제를 갖고 훈련, 사교, 문화 활동 및 공과를 갖는다. 한국에서는 3천3백여명의 소녀들이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회(초등회)는 3~11세의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의 원리를 가르친다. 어린이들은 일요일에 함께 모여 종교적인 가르침을 받으며 서로 사귀게 된다. 또 이 모임 외에 18개월에서 3세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유아반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천2백여명의 어린이들이 어린이회에 참석하고 있다.

 성찬식은 모든 회원이 함께 모여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기억하는 성찬을 들며 회개하고 예배드리며 설교와 간증과 영감적 말씀과 가르침을 나누는 시간이다.

 한국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에도 마찬가지로 직업적인 성직자가 없다. 평신도 중에서 역원이 선택되며 봉사의 대가를 받지 않는다.

 한국 교회는 북아시아 큰 지역(Asia North Area)에 속해 있으며 서울, 서울 서, 부산의 3지역(Region)으로 나뉘어져 3명의 지역대표(Regional Representative)가 있고 그 아래에는 16개의 교구(Stake)가 있고 각 교구안에는 개별교회(Ward 또는 Branch)가 있는데 1993년 10월 현재 1백32개의 교회가 등록되어 있다. 한국의 4개 지역은 4개 선교부(Mission)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선교부에는 3개의 지방부(District)가 있고 그 아래에는 24개 지부(Branch)가 있다.(자세한 것은 <부록 3> 한국 교회 조직 기구 참조).

 교회의 행정 실무를 담당하는 보조기구로는 한국관리본부(Seoul Korea Administration Office)가 있다. 그 안에는 재정, 회원 통계기록, 자료관리, 건축, 건물 운영관리, 부동산, 번역, 편집, 출판물 배부, 인력자원관계 등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있어 모든 교회를 행정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37명의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행정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 관리본부는 최신의 사무기법과 전산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정직하고 정확하기로 한국 제일이라고 자부한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의 모든 교직자들은 교회재단 설립 시부터 정직하게 국법을 준수하고 정확한 세금을 내왔다. 이 교회에서 행해지는 모든 금전 거래는 영수증을 첨부하여 이루어진다. 이 교회와 거래하는 모든 사업자들은 거래의 투명성과 성실성 그리고 지체하지 않는 현금 결제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 거래와 건축공사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불법과 편법은 이 교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의 부지 매입과 건축업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지만 이중 계약서 작성이라든가 탈법을 일체 배제한다.

 한국 교회는 이 땅에서도 높은 도덕적 표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기적의 역사 - 한국의 예수 그리스고 후기성도 교회 - , 서희철 편,
도서출판 삶과 꿈, 1994, 329-3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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