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종합정보지
명진농장 사외보 통권 5호
상을 살다보면 아주 사소하고 자그마한 일에서 기분좋은 경우를
만나고 그것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라면 그 기쁨은 더하다. 인제군에 자리한 '군축교 만남의 광장'도 그러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예상밖에
장소이다.
여름이나 겨울 휴가철에 속초나 양양 동해안을 찾는 이들과 가까운 곳에 흰 눈밭을 만들고 사란들을 불러모으는 스키장들의 호황탓에
대도시에서나 봄직한 교통체증을 겪는 강원도 인제, 하지만 진부령을 지나 고성에 이르고, 미시령을 돌아선 속초에, 한계령을 돌아들면 양양에
다다르기 위해 무심히 지나쳐야 했던 곳이 인제군 6번 도로였다. 청정수 내린천이 흐르는 인제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사람들의 시선밖에 머물러
있었다. 오죽하면 이곳에서 군생활을 한 군인들이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하는 말을 했을까? 깎아세운 듯 높기만한 산들이 시야를
가로막으니 마치 귀양이라도 온 심정이었을 그런 두메산골이다.
그러니 어느 누구인들 이곳에서 애초에 작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이나 앴을까? 하지만 이곳에서 단한가지는 확실하게 얻어낼 수 있다. 식당이라면 모름지기 음식맛이 생명이니 1급 청정수 소양강 상류를 휘젓고
다니는 1급 쏘가리의 쫀득한 맛에서 예상치 못한 인제 별미를 경험하게 된다. 
쏘가리는 우리나라에서 드문 육식성 민물고기이다. 몸길이가 40
~ 50cm로 긴 머리와 큰 입, 윗턱보다 긴 아래턱에서 영락없이 못생긴 물고기임을 알려주지만 물살이 세고 돌이 많은 물을 쏜살같이 휘젓는 폼이
싱싱함 그 자체인 느낌을 준다.
'규합총서'는 쏘가리를 천자어(天子魚)라 기록했다. 누구나 먹을 수 없는 귀한 물고기였기 때문이다.
쏘가리가 또한 귀한 이유로 허약함을 보하고 위장의 기능을 돕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예나 지금이나 쏘가리는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이다. 요즘처럼 몸과 마음이 피곤할대로 피곤해지는 시절엔 더욱 안성맞춤인 셈이다. 
그런데 이 귀한 쏘가리를 먹으려면 주의할 점이 잇다. 쏘가리에는 회분과 칼슘에
인까지 들어있는 강한 산성식품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니 야채를 꼭 곁들여서 먹으면 비타민류를 골고루 갖춘 고칼로리 생선으로 거뜬한
보양식이 된다.
'군축교 만남의 광장'이 내놓는 쏘가리 요리는 회와 튀김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다 흐물거리지 않고 쫀득하게 씹히는
싱싱함이 자랑거리이다. 또한 쏘가리의 껍질을 묵지않은 기름에 튀김으로 만든 맛이 색다르다. 그리고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조차 이 맛을 보기 위해
온다는 말에 더 솔깃해진다. 사람이 일부러 찾는 곳이라면 예사롭지 않은 때문이다.
또 색다른 맛을 얻고자 하면 그밖에도 더있다. 꼭
여름철을 고집하지 않고 계절마다 오르는 소양강 물고기들의 다양함이다. 뱀장어만 빼고는 빠가사리, 피라미조림 등 모든 민물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겨울에는 인제를 대표하는 빙어잡기축제가 벌어지니 이 기쁨 또한 무시못할 것이다.
그런데 물고기만으로 포식할 것이라는 생각이라면
오산이다. 유명한 점봉산 산나물들이 한상 가득 오른다. 곰취, 고사리, 묵나물 등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안개에 싸이고 이슬로 목을 축인 신선한
산나물들이 향긋하다. 
'군축교 만남의 광장' 대표 김광수(39)씨는 어부라 한다.
두메산골에 어부가 어디있냐는 생각은 금물. 바닷물고기 뿐만 아니라 민물고기도 분명 물고기이니 말이다. 4년 전 63명의 어촌계원이 인제군
민물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세운 곳이 이곳 군축교 만남의 광장이다. 사람들이 눈여겨 보지 않아서 그렇지 민물고기는 바닷물고기와는 또다른 고소한
흙맛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소양강에서의 어획량이 많이 줄긴 했지만 싱싱함은 여전하다 한다.
부인 양정옥(36)씨는 겉모습부터 건강해
보인다. 청결함이 음식맛이라는 그녀의 말에서 고추장의 고장 순창 출신답게 맛깔스럽고 깔끔한 장맛을 경험하게 된다.
식당 2층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대관령 정상에서 강릉시내와 바다가 잡힐 듯 놓인 것과 같이 산을 돌아나오는 안개가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듯하다. 단조롭고 지루한
고속도로를 벗어나 정겨운 국도를 택할 이들에게 작지만 흐뭇한 기쁨을 주는 곳이 이곳 '군축교 만남의 광장'이다. 홍천에서 인제 가는 길,
군축령에 다다르면 입간판이 보이니 작은 기쁨 또한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