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데로 임하자” 나눔의 함성

 
[한겨레   2005-10-06] 


[한겨레] 사람들이 시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남성들이 아니면 무릎 아래까지 오는 치마를 단정하게 입은 여성들이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지난 2002년 겨울올림픽으로 잘 알려진 사막 도시다. 이곳은 흔히 ‘모르몬교’라고 불리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옛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이하 예수 그리스도 교회) 사람들이 1847년 청교도들의 박해를 피해 사막 지역에 일군 도시다. 세계 1200만명 회원(신도)들의 ‘영적 고향’인 이곳은 18만 인구 가운데 70% 가량이 회원이다. 우리나라에도 8만 명의 회원이 있다. 사회복지·난민지원 세계 최고20년간 1억2천만달러 구호기금

지난 2일(현지시각) 이 도시에서 연차대회가 열렸다. 1년에 2번 열리는 이 대회엔 매번 2만1천여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교회를 처음으로 일군 조셉 스미스 탄생 200주년을 겸해 열리는 올해 연차대회는 이들에게 더욱 특별해 보였다. 대회장에서 고든 비 힝클리 제일회장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잘 관찰하고 의로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겸손하게 생활하자”고 강조했다.

교단은 미국에서 급성장 중이다. 한국 교회 대표자격인 고원용 장로는 이 교회가 “미국 내 교단 4위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는 공화당 색채가 짙으며 마이클 리빗 미국 보건부 장관, 매리어트 호텔 회장인 제이 윌라드 매리어트 주니어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회원이 다수 있다. 교회 내 권력이 모든 이에게 열려있지 않다는 외부의 지적도 없지는 않다. 종교적 지도자 겸 회원관리 책임자에게 주는 ‘신권’은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흑인에게 문을 열었지만 여성만은 예외다. 죽은 조상의 침례를 위해 만든 세계 최대의 족보박물관에도 모계는 기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 정신에 뿌리 둔 사회복지에 관한 한 세계 최대, 최고의 지원구조를 자랑한다. 공동체 생활과 나눔은 이들이 가장 강조하는 회원의 덕목 가운데 하나. 솔트레이크시티 한가운데 자리잡은 복지광장과 인도주의 센터는 이들 공동체의 상징 그 자체였다. 1936년 만들어진 복지광장에 서 있는 거대한 곡식창고탑에는 7150톤의 밀이 저장돼있다. 매니저인 굿 리치는 “하루 30~100명 가량의 노숙자들이 이곳에서 잠도 자고, 생활필수품과 식량을 전달받고 상담과 직업교육을 받는다”고 밝혔다. 빵 공장, 영양식 공장, 치즈공장, 병조림 가공공장, 마카로니 공장, 재활용분류센터 등에서 일하는 이들은 모두 자원봉자자나 수혜대상자들이다. 이들이 만든 음식물은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로 전달된다.

복지광장에서 차로 10여 분 정도 떨어진 인도주의 센터는 난민구호 사업을 맡는다. 엘살바도르, 인도네시아, 코소보, 벨라루스, 과테말라, 타일랜드, 가나 등 이들의 따뜻한 손길은 지구촌 곳곳에 미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가 휩쓸고 지난 뒤부터 지금까지 자원봉사 600명이 난민들에게 보낼 구호물품 꾸러미를 하루 5만 개씩 만들어 보내고 있다. 85년에 만들어진 인도주의 기금을 통해 지난해까지 1억2330만달러를 구호사업에 썼다. 또 6억120만달러어치의 구호물자를 세계의 난민들에게 보냈다. 외국 난민들이 와서 일하기도 한다. 1년에 25개국 난민 135명이 훈련을 받는데, 복지광장과 인도주의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전도가 금지돼있다.

포장과 물품분류를 맡은 자원봉사자 니클라우스 웰치(68)는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일한다”며 “나이가 많은데도 일할 수 있는 것,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늘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齡?뮌謙㈌쳤?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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