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턴사원 제도와 고쳐야할 직장분위기

한국의 인턴사원제도와 고쳐야할 직장 분위기

A171 홍병식 박사

제가 무척 신임하는 젊은 부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들이 대학교에 다닐 때 둘 다 착하고 정직해서 그 둘이 결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제 희망대로 그들은 결혼을 했습니다. 예쁜 아들도 낳아서 기르면서 그들은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돌보는 데에 전심을 다 하고 남편은 어려운 입사시험을 거쳐서 이름 있는 은행에 입사를 했습니다. IMF 역경 중에서도 지방대학 출신으로서 어려운 경쟁을 뚫고 입사시험에 합격을 한 그 신입 사원은 기대와 희망에 부픈 가슴을 안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깨가 쏟아진 다는 편지를 그들로부터 기다리고 있던 저에게 그 신입 사원의 아내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한국의 직장 분위기를 잘 설명하는 편지이기에 여기에 소개를 합니다. 다음은 그 편지입니다.

저의 남편은 6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T시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3개월간의 OJT를 받은 후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날지 그대로 거기에서 일을 할지 결정이 난답니다. 문제는 첫날부터 저의 남편과 함께 발령을 받은 사람들은 지하에 내려가서 책상을 나르며 청소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타이핑 같은 간단한 일을 시키고 늦게까지 붙들어 놓고 자신의 심부름꾼으로 알고 잡일을 시키더랍니다. 지금도 남편은 밤 11시가 넘어야 집에 옵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상사보다 늦게 퇴근하려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자신이 남들보다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보이려고 하는 속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과연 그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의문이 생깁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그토록 늦게 퇴근을 해서 과연 아이들의 얼굴은 보고 사는 것인지, 마누라 얼굴은 보고 자는지, 궁금했습니다. 물론 자신들 말로는 집에서 이해를 해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해를 해 준다고 해도 그렇지, 자신은 돈 버는 기계이고 마누라와 아이들은 돈 쓰는 기계로 밖에 볼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무능력자로 볼 수 있는데 오히려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니 말입니다. 제 시간에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왜 남아서 일을 합니까?

아무튼 제 남편에게는 여러 가지가 불만인 듯합니다. 회식하는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온갖 욕설을 하면서 종교적인 얘기는 하지도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는 술자리에서 술잔을 들리면서 술을 마시는데 술을 마시지 않은 제 남편은 술을 따를 일이 없는 거죠. 그래서 자신에게 술을 따르지 않는 후배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나 봅니다. 도대체가 마음에 안 들면 안 들었지 왜 욕설을 하는 겁니까? 욕지거리를 한 사람은 제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풀었겠지만 남편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도 우리 나라는 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고급인력이 남아도니까 기업들 마음대로 이용하는 심리가 이상합니다. J 은행의 이번 기수가 조금 실력이 좋다고 합니다. OJT를 한다고 하면서 선임직원들이 신입사원들을 자기들의 경쟁사원으로 보고 일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니 정말 한심합니다. 최근에 신문기사에도 읽을 수가 있듯이 우리 나라의 실정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정부에서 올 1월부터 인턴사원제라는 것을 도입했는데 이것은 정부에서 월 50만원을 6개월간 지원하겠으니 기업에서는 이 사람들을 데려다가 써달라는 겁니다. 물론 기업에서 교통비, 식대나 수당을 지급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그렇다보니 기업에서는 얼씨구나 좋다 하고 올 갈데 없는 학생들을 데려다가 정부에서 원하는 취지와는 다른 청소나 판매원 등으로 쓰고 있습니다. 심하게는 기존의 직원을 쫓아내고 인턴으로 채워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턴으로 들어가더라도 6개월 후에 정식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기업의 의사에 달려있으니 얼마나 학생들은 억울합니까? 실업률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온데 간데 없고 열의에 찬 젊은이의 가슴만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상이 편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인턴사원을 악기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신문에 보도되었었습니다만 이상과 같은 편지를 받아보고 개혁이 시급한 곳은 직장인들의 정신상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기업들이 왜 그다지도 회식이 많고 억지 술을 후배직원들에게 강요를 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치를 보느라고 퇴근도 제시간에 못하는 직장이라면 직원들의 사기를 앙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의 직장 분위기부터 개혁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시간 관리의 요점”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콜로라도에서 있었던 총기난동사건

시간관리의 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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