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사람 

A212                                                                   홍병식 박사

 
        최근에 뉴스에서 한 교장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교장선생님은 학생들과 내기를 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도합해서 4000권의 책을 읽으면 교장선생님이 산 벌레를 먹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물론 교장선생은 학생들에게 독서를 장려하려는 뜻이었겠지만 4000권의 책을 읽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믿었던 모양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내기를 한 교장선생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이 단합을 해서 정말 400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약속을 한 교장선생이 산 벌레를 먹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순진한 학생들의 마음에 큰 불신을 초래할 것은 당연했습니다. 일단 약속한 그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산 벌레를 먹었습니다. 약속을 지킨 그 교장선생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난을 많이 받으며 살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들의 체면을 세워 주웠습니다. 그 멋진 교장 선생님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습니다.   

        약속 이야기가 나왔으니 영국의 동화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한 장돌뱅이가 짐을 등에 지고 길을 가는데 아무 하는 일없이 멍하게 행인들만 쳐다보는 당나귀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야, 당나귀야. 내 짐 좀 저다 주겠니?” 그러자 당나귀가 물었습니다. “짐을 날라다 주는 보수는 얼마나 주겠습니까?” 장돌뱅이는 “금 두 돈을 주겠다.” 고 말했습니다. 그는 갖고 있지도 않은 금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당나귀는 쾌히 그 제안을 수락하고 장돌뱅이의 짐을 등에 실었습니다. 

        얼마쯤 가다가 그들은 까마귀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당나귀가 말을 했습니다. “야, 까마귀야. 너 내 등위에 앉아서 귀찮은 파리 좀 쫓아줄래?” “그러면 나한테 어떤 보수를 주겠니?” 하고 까마귀가 말했습니다. “응, 금 세 돈을 줄게.” 당나귀가 말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당나귀의 약속이었습니다. 장돌뱅이와 당나귀와 까마귀가 얼마 동안 가다가 참새를 만났습니다. 까마귀가 참새에게 말했습니다. “야, 참새야. 나는 아침 식사를 못했거든. 너, 벌레 좀 잡아다 주겠니?” “벌레를 잡아다 주면 나에게 어떤 보수를 주겠니?” 하고 참새가 까마귀에게 물었습니다. “금 네 돈을 줄게.” 까마귀가 대답을 했습니다. 참새를 부지런히 날아가서 벌레를 잡아다가 까마귀에게 주었습니다. 까마귀는 벌레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들은 드디어 도시에 도달을 했습니다. 장돌뱅이는 예쁜 담요를 짐에서 꺼내서 진열을 했습니다. 그리고 담요를 살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얼마 후에 참새가 장돌뱅이에게 물었습니다. “저 담요를 얼마에 팝니까? 내가 담요가 필요하거든요.” 장돌뱅이는 “금 다섯 돈에 팔고 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다섯 돈은 너무 많습니다. 네 돈만 받고 저에게 파세요.” 참새가 말했습니다. “그래라, 금을 네 돈만 가져오면 이 담요를 너에게 팔겠다.”고 장돌뱅이는 말했습니다. 좋다 하고 참새는 까마귀의 귀에다 입을 대고 까마귀가 약속한 금 네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금 네 돈은 너무 많아. 금을 세 돈만 줄게.” 라고 말하고 까마귀는 당나귀의 귀에다 입을 대고 당나귀가 약속한 금 세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당나귀는 신경질을 부리면서 “그까짓 파리 좀 쫓아주고 금을 세 돈이나 달라고 해? 두 돈만 줄게.” 이렇게 말하고 장돌뱅이에게 약속한 금 두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장돌뱅이는 당나귀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참새에게 담요 값으로 약속한 금 네 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장돌뱅이는 참새에게, 참새는 까마귀에게, 까마귀는 당나귀에게, 당나귀는 장돌뱅이에게, 장돌뱅이는 참새에게, 이렇게 돌아가며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을 했고 시끄럽게 싸우기 시작을 했습니다. 드디어 경찰이 와서 이들을 모두 붙잡아 시장 앞에 세웠습니다. 자초지종을 다 들은 시장은 그들 모두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불량배라고 하면서 벌을 명했습니다. 장돌뱅이는 유치장에 가두고, 당나귀는 몽둥이로 열대를 맞도록 하며 까마귀와 참새는 꼬리털을 다 뽑아버리라고 형을 내렸습니다. 담요는 몰수를 했습니다.   

        유치장에 갇힌 장돌뱅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참새를 탓하면서 한숨만 쉬었습니다. 꼬리털이 다 빠진 참새는 까마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그 꼴이 되었다고 한탄을 했고 까마귀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당나귀 때문에 자가가 창피를 당하고 있다고 하면서 분을 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나귀는 당나귀대로 몽둥이 매를 맞으면서 신음 속에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장돌뱅이를 원망하였다고 합니다.   

        이 동화는 그냥 웃어 넘길 일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무심코 한 약속이나 지킬 의향도 없이 함부러 약속을 해서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 우리 자녀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불신을 초래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북한 여자 축구팀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최대효과

북한 여자 축구팀

All Contents Copyright by 1999-2003
For questions and comments, send e-mail to pcway@hanafos.com
http://www.ldskorea.net
TEL: 018-236-9900 / 031-726-9900 / FAX: 031-726-9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