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일 학년들이 갚 은큰 신세

중학교 일 학년들이 갚은 큰 신세

A380 홍 병식 박사

11월 22일은 미국의 추석이었습니다. 즉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연례에 따라 뉴욕에서는 감사절 행렬이 있었습니다. 때도 때이었거니와 장소가 뉴욕이었는지라 수천만 명의 미국국민들이 관심 있게 TV를 통해서 그 행렬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웅의 자리를 점유한 뉴욕의 소방관들이 대형 성조기를 두 개 받쳐들고 행진을 하여 2백만 명 이상의 연도의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은 소방차 위에는 대여섯 명의 중학생들이 타고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관중들은 그 아이들이 누구인지를 잘 몰랐습니다. 그 중학생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화이트 놀이라는 곳에서 온 아이들이었는데 그 아이들 뒤에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간단히 그 아이들의 행적을 소개하겠습니다.

지금부터 136년 전에 화이트 놀시에는 대형 화재가 발생을 했습니다. 소화시설이 없어서 그 도시는 큰 손실을 보았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뉴욕의 시민들과 소방관들이 성금을 모아서 손수레식 소방차하나를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런 온정에 온 시민들이 감격을 했고 그 은혜를 갚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때로부터 136년이 지난 금년 9월 11일에 세계무역센타의 쌍둥이 건물이 테러에 의해서 붕괴되었고 수천 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300여명의 소방관들이 인명을 구하다가 고귀한 목숨을 받쳤습니다. 그런 참사를 보고 화이트 놀 중학교의 일 학년생인 에이미 하이다 라는 여학생은 이때야말로 뉴욕에 신세를 갚을 기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몇 몇 친구들과 상의를 해서 모금 운동을 벌리기로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그 여자아이는 자기의 보모에게 내년에 가족휴가를 취소하고 그 휴가용으로 책정해 놓은 6000 달러 (720만원)를 먼저 기부해 달라고 했고 그의 보모는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다른 급우들도 가족들과 친척들로부터 의연금을 받았고 운동경기장이나 교회의 모임들에 나가서 기념 배지와 음료수 등을 팔았습니다. 이 아이들의 열성과 착한 동기에 감동한 화이트 놀의 시민들은 일제히 호응을 하여 불과 한달 여만에 40만 달러 (5억 2천만 원)가 넘는 기금을 모았습니다. 그 기금으로 새 소방트럭을 한 대 사서 뉴욕 소방서에 기증을 했던 것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뉴욕의 줄리아니 시장과 소방관들과 일반 시민들은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어린 학생들은 뉴욕으로부터 특별히 초빙되어 감사절 행렬에 귀빈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깜찍하고 놀라운 아이들이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을 위하여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1 달러씩 기부해달라고 했습니다. 약 3주 후에 부시 대통령은 대 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100만 달러 (13억 억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십시일반의 원리가 현실화된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재민이 생겼을 때 저금통을 부셔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의연금을 내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가끔 화면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국적을 떠나서 남을 돕겠다는 정성을 보이는 어린이들을 볼 때 역시 이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든든하고 훈훈한 마음이 생깁니다.

뉴욕 참사가 있은 후에 파사데나의 대형 운동장에서는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 모금행사가 있었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모습은 7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저금통을 비웠습니다. 제가 기사를 읽은 기억으로는 그 아이가 몇 년 동안 모은 70여 달러를 다 모금함에 쏟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몇 발짝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자기 호주머니에 동전 몇 개가 또 있다고 하면서 호주머니를 다 비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인 동포들도 테러의 희생자들을 위해서 대대적으로 성금을 모았습니다. 2-3주 동안 한인들이 모금한 액수가 백만 달러 (13억원) 이상이 되었는데 그 금액은 남가주 일대에서 적십자에게 기탁한 금액의 21%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때처럼 동포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인 자녀들도 친구들보다 좀더 좋은 옷을 입고 좀더 좋은 전자께임기를 가지려는 마음보다 우리보다 못한 이웃을 돕는 데에 앞장서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현대에도 적절한 고대의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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