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다녀왔습니다.

A385                                                홍 병식 박사                                    

        저는 전경련의 송년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하여 서울과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13일에 도착하여 16일에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새롭게 보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우선 기업의 고위급 간부인사들이 좀더 배우려는 열의가 인상적이었고 저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한국에 대졸 인력의 실업률이 높고 고졸 근로자의 실업률도 높다는 보도는 이미 들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여 언론 매체를 들쳐보니 80% 정도는 부정적인 기사와 비판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정치계와 연관되는 비윤리성 비리가 매일 대서특필되어 있고 반사회적인 범죄행위가 신문의 지면과 전파매체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눈에 비춰진 한국의 양상은 활기와 약동력이 충만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주 고급 식당에는 못 가보았지만 백화점의 식당가에 있는 식당들은 성업이었고 호텔 로비도 매우 분비는 모습이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세계의 어느 도시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패숀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갈 때나 미국으로 돌아올 때 제가 탄 비행기에는 빈 좌석이 한 개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한국 국적의 항공료가 미국적 항공기의 요금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한국적 비행기가 만석인 것을 보고 세계적인 불황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어려운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새벽에 시청 앞 지하도에서 조깅을 했는데 통로 양변에서 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약 7-8개월 전에 왔을 보다 많은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주행 항공기도 초만원이었습니다. 승객들의 짐을 보니 대부분이 골프가방을 갖고 갔습니다. 그것도 부부가 한 개씩 갖고 부부가 동반하여 따뜻한 제주도로 골프를 치면서 주말을 보내려는 부부들이 많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호텔에서 정답게 부부가 호텔에서 주말을 보내는 많은 서울 손님들을 만났습니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의 수는 인구대비 한국이 미국보다 많을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에 물어 보았더니 주말에는 거의 전 편이 만원이라고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대조가 되는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즉 고속 도로의 혼잡상태 그것입니다. 미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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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고소 도로가 한가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말에 고속 도로의 침체가 심합니다. 그만치 가족 단위로 가족 오락과 휴양을 위하여 여러 지역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제주도는 자랑스러운 명소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저로 하여금 제주도에 긍지를 갖게 해준 사람은 우리 일행을 싣고 다닌 관광 버스의 안내원 아가씨(?)이었습니다. 안내원 자신이 제주도의 토박이라는 강한 긍지심을 갖고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제주도의 성 즉 고, 부, 량 중의 한성을 가진 안내원은 자기가 설명하는 한곳 한곳마다 그곳을 찾은 우리들의 생애에서 꼭 보아야 하고 꼭 알아야 하는 곳을 홍보하는 역할을 잘 했습니다. 저속한 이야기나 야한 익살로 관광객을 웃기려 하지 않고

유적에 연관된 제주의 전통적인 미풍을 바쁘게 소개했습니다. 제주도에는 3다 와 3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석다, 여다, 풍다 가 제주 삼다임을 독자들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3무가 뭐를 말하는 지 알고 계셨습니까? 안내원이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가는 동안 제주도민들이 살고 있는 집을 보여주면서 대문이 없다는 점을 자주 지적해 주었습니다.  즉 제주에는 대문이 없고 도둑이 없고 거지가 없다는 제주 삼무를 자랑스럽게 말해주었습니다.

        서귀포로 향해 가는 도중에 유람선을 타고 우도의 진경과 일출봉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서귀포에 있는 주상절리를 보면서 그 장관에 감탄을 했습니다. 즉 마치 손으로 깎아 놓은 듯한 수 백개의 육각형 기둥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16일 아침에는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평지를 보고 약 900메타를 올라가니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비행 스케줄 때문에 정상까지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1500 메타의 고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만 한라산의 정상 즉 백록담까지 올라가 보기 위해서 반듯이 제주도에 다시 한 번 오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어려운 눈길을 힘겹게 올라가는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띠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눈에 덮인 계단을 하나 한 오르는 가족을 보았을 때 제 손자 손녀들이  생각났습니다. 한라산의 설경을 보면서 가족이 함께 등산하는 그들은 분명히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침에 한라산에 올랐고 곧이어 제주공항에서 4시 15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한 후 8시 20분 출발 로스안젤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로스안젠스에 도착을 하고 보니 같은 날 16일 오후 2시 50분이었습니다. 아침에 한라산에 올랐었다는 말을 아내에게 말했을 때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짜릿한 느낌이 서울과 제주를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저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끝  

아직도 좋은 세상

엄마가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