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년을 보내면서

A389                                                    홍 병식 박사                                    

        50대는 세월이 시속 50마일로 가고 60대에는 시속 60마일로 간다고 했습니다. 저에게 신사년은 시속 100마일로 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세월이 빨리 갔지만 원망스럽지는 않습니다. 저희 부부가 별 탈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고 자녀와 손자녀들이 다 건강하고 주어진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니 오직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한편 먼저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이나 최근에 암 수술을 받은 저의 절친한 친구를 생각하면 혼자서 건강한 것이 오히려 미안하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외아들을 수영사고로 잃은 친구도 있었고 간암을 너무 늦게 발견하여 손도 못 쓰고 세상을 뜬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는 사망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테니스를 치던 건강하게 보인 친구이었습니다. 人命은 在天 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한 해이었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는 격언이 실현된 한해이기도 합니다. 부시 대통령이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지도능력과 외교적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국내외로 많았습니다. 선거의 결과에 의하면 총 투표는 고어 후보가 많이 받았지만 선거인단의 수는 부시 후보가 많이 받아 대통령에 취임을 했습니다. 그의 대통령취임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국민 감정도 무시하지 못 할 정도이었습니다. 가까스로 대통령에 취임한 부시 대통령이 정상적인 정치적 입지에서 통치를 했으면 사사건건에 찬반 양론이 대립했을 것이며 그의 통치능력은 계속해서 비판과 해학의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9.11 테러참사가 돌발했습니다. 그런 참사를 호기라고 부르기가 어색합니다만 결과적으로 그 참사는 부시 대통령을 영웅으로 만들었습니다. 전직 국방 장관을 부통령과 국방장관으로 전직 합참의장을 국무장관으로 휘하에 둔 부시 대통령에게는 우수한 군 통수자로서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구 소련이 10년 동안 싸우다가 결국은 손을 들고 만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을 한 명의 전사자도 내지 않고 전쟁개시 3개월만에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유럽연합은 물론이거니와 소련과 아시아 제국의 동조를 얻어내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괄목할 만한 외교적인 성과는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는 탈레반 정권과 최후까지 외교적 관계를 유지해 온 파키스탄을 미국측에 가담시킨 외교능력이었습니다. 파키스탄이 영공과 영토의 사용권을 미국에 부여하지 않았던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이렇게 신속하게 승리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 부시 대통령이 이룩한 또 한가지의 업적은 아프가니스탄의 과도정부의 구성이었습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부족간의 알륵을 무마하면서 정부를 세우는 일은 불가능하거나 심히 어렵다고 학자들과 언론매체들이 예측을 했습니다. 전에 축출된 국왕의 세력과 탈레반에 의하여 축출된 전 대통령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고 파키스탄과 적대관계에 있는 인도의 지원을 받아왔던 북부 동맹들이 서로의 이익을 주장하는 첨예한 감정 싸움을 미국이 적절히 중재하여 친미 인사를  정부의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를 수립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능가하는 외교적인 성과이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90%에 이르게 되니 야당정치인들도 함부로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배척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예산의 흑자와 적자에 관한 논란도 자취를 일단 감추었습니다. 참사의 희생자들을 돕자는 대통령의 호소에 의회와 전국민이 단결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연말에 조사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부시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라 여사가 뽑혔습니다. 최고로 존경을 받았던 케네디 대통령보다 더 높은 존경을 받는 인물로 선정되었습니다. 결국, 9.11 테러 참사는 별 볼일 없을 것 같았던 부시 대통령을 우수한 통치자요 가장 존경할 인물이요 천재적인 군사전략가로 부상을 시켰습니다.    

        남북 전쟁이 없었더라면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못 했을 것입니다. 1930년대의 미국 경제공황이 없었더라면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네 번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프랭클린 루주벨트 대통령이 영웅적인 대통령으로 출현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영국의 산업을 마비시킬 정도로 강해진 영국의 노조행패가 없었더라면 태쳐 수상이 유능한 장수 여수상으로 부상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고별을 고하는 신사년은 어수선한 해이었지만 평범한 부시 대통령을 영웅으로 만들어 준 해이었습니다.   독자여러분들 위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만복을 빕니다.

경제를 진단하는 방법

한 석봉의 어머님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