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는 노력 

A417                                                       홍 병식 박사                                                  

        저는 최근에 로스 안젤스에 소재하는 한 대학교에서 최고경영자 MBA코스를 개설했습니다. 총장님을 위시하여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를 힘입어서 1기생을 모집해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등록을 한 학생들의 프로필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10여명의 학생들은 이곳 한인 사회에서 기업인으로서 성공을 했다고 인정을 받는 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는 미국 한인 사회에서 가장 큰 관광 및 여행사의 사장도 있고 연간 매출을 1억 달러 정도 하는 사업가도 있었습니다. 종업원을 150명 정도 거느리고 있는 회사의 사장과 큰 공장을 인수하기 위하여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는 사업가도 있었습니다. 사업을 경영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그 중에 한사람도 더 배울 필요가 없는 분들인데도 더 배우겠다고 등록을 한 것입니다.

        그런 1기생들에게 경영강의를 하면서 오래 전에 겪었던 경험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팀에 체중이 과다한 기능공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출근을 하면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조깅을 하는 사람들 중에 조깅을 필요로 할 것 같은 사람은 없더군요.”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열심히 조깅을 했기 때문에 날씬한 몸매를 갖게 된 것이었을 텐데 그 뚱뚱한 기능공은 그 날씬한 사람들이 왜 조깅을 하고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이 지속적으로 조깅을 하기 때문에 날씬한 것 아니겠느냐는 당연한 응답을 했지만 조깅을 전혀 하지 않는 그 기능공에게는 납득이 잘 가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경영자 코스의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사업가로서 성공을 하였다고 말하면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모함에 의해서 사형선고를 받고 독약을 받았을 때 제자들에게 닭 두 마리를 꾸어 준 사람에게 닭을 갚으라고 말한 후 그 때까지 읽던 책을 내려놓고 독약을 마셨다는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합니다. 즉 소크라테스 같은 대 학자인 현인도 이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책을 읽었다는 감명 깊은 이야기를 저는 머리 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식이란 지식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지식이 우리의 마음과 감정의 살이 되고 피가 되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야 지식의 참 구실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젊은 한인동포들의 두뇌가 비상하여 세계적인 명문대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학교를 마치고 가정을 꾸미고 나면 지식을 추구하는 열의가 식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만 49세에 박사학위를 마친 만학도인 저는 만학의 의의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이 없었던 젊은 시절에는 지식의 응용과 실생활과의 연결 관념이 없었기에 시험 위주의 학습태도를 버리지 못했고 졸업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4남매의 자녀를 성장시킨 후에 다시 시작한 학업은 배우는 원리와 이론 하나 하나가 신기할 정도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기대 이상의 노력을 요했지만 학업이 재미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굴지의 대 회사에서 좋은 봉급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살고 있던 어느 날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이 다니는 회사에서는 학교에 다니면 수업료를 전액 보조해주는데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 공부를 해보지 않겠어요?” 그 때 그렇게 말하는 아내의 말은 백 번 옳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약 5년만에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런 만학의 덕분에 저는 회사에서도 대우를 잘 받았고 여러 대학교에서도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기에 지금도 보람을 느끼면서 열심히 교수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을 하면 TV만 보고 있던 저를 학교로 다시 가도록 압력을 준 아내에게 지금도 고마운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보면 60세가 넘은 학생들이 많습니다. 저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직장에서 은퇴를 한 후에 다시 초등학교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 교사 자격증을 위한 코스에 등록을 한 노인 학생도 보았고 65세의 성공적인 사업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신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법과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노 학도도 보았습니다. 제가 여러 기업에서 세미나와 교육강의를 하는 중에 발견한 점이 있습니다. 성업중인 기업은 최고 경영자가 지속적으로 배우려 하고 직원들을 계속적으로 교육하려는 분이라는 점입니다. 배움을 중단하는 사람은 지능적으로 발전을 중단한 사람이라고 하면 과언이 아닙니다. 무슨 일에 종사하던지 배우려는 노력을 하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2002.4)
 

중동 사태의 해결책

부시 대통령의 소득세 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