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광부들로부터 얻는 교훈

A448                                                        홍 병식 박사                                                                

        펜실바니아주의 ��크릭 탄광에 77시간 동안 지하 갱도에 갇혀있던  9 명의 광부들이 극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지도를 잘못 알고 뚫었던 구멍이 폐광수로를 건들어서 폐광에 고여있던 탄광수가 쏟아져 나와 갱도를 막아버렸기 때문에 지하 240 피트 (약 73 메타)에 고립되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구조할 유일한 방법은 240 피트의 암반을 뚫고 접근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이 소식이 매체를 통하여 전국에 전파되자 전 국민이 그들의 무사한 구조를 위하여 기도를 올렸고 주지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기관들이 총 동원되어 그들을 구조하는 일에 진력을 했습니다.

        광부들이 갇혀있는 지점을 향하여 수직 구멍을 뚫고 있던 첨공기의 비트가 180 피트 지점에서 부러져 버렸습니다. 그 지점에 강철로 된 비트를 부러뜨릴 뭐인가가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지점에 새로운 구멍을 뚫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하에 갇혀 있던 광부들은 구멍을 뚫는 소리가 중단되자 지상의 구조원들이 구조활동을 포기한 줄로 알았습니다.  새롭게 뚫어가던 첨공기가 77시간만에 첨공에 성공을 했고 위에서 내려진 휴대전화로 광부들이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하자 전국이 환호와 안심을 했습니다.

        전국민이 기도와 구도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던 중에 갱도에 갇혀 있던 광부들은 점점 부풀어 오는 수위를 피하여 조금씩 높은 곳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약 이틀이 지나도록 구조의 가망성이 희박해지자 그들은 상자 쪽지를 쪼개 가지고 가족들이게 보내는 유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한결같이 써 놓은 말은 그들이 가족을 사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특히 31세의 블레인 메이휴라는 광부는 지난 5년 동안 광부로 일을 했는데 집에서 나올 때 아내에게 잘 갔다오겠다는 인사로 키스를 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사고가 있던 그 날만은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에게 키스를 하지 않고 탄광으로 향했는데 그것이 몹시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 날 그가 집을 나갈 때 아내는 잔디를 깎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로만 잘 갔다오겠다고 한 후 아내에게 키스를 하지 않고 탄광으로 왔는데 구조된 후에 그는 자기의 유서에 “아내와 자녀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썼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누구든지 생을 마감할 때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눈을 감을 것입니다.

        광부들이 갱도에 갇힌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그들은 그들대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맨 먼저 그들은 머리에 달고 있던 전등불을 껐습니다. 그리고 꼭 필요할 때만 한 개의 전등을 켰습니다. 대화는 주로 암흑 속에서 했습니다. 아홉 개의 전등이 있기 때문에 전지를 아껴야 구조될 때까지 필요시에 전등을 킬 수 있다는 슬기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철사줄로 그들은 몸을 묶었습니다. 그들이 구조되지 않고 갱구에 찬 물에 휩쓸려 사라지더라도 시체가 흩어지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이었습니다. 마실 물은 없었습니다. 점점 차오르는 물은 석탄물이어서 마시면 오히려 빨리 죽을 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햄 샌드위치 한 개와 마운틴 듀라는 청량음료수 한 통만이 전부이었습니다. 그 한 개의 샌드위치를 아홉 명이 서로 한번씩 뜯어먹고 옆사람에게 돌렸습니다. 샌드위치 한 개를 성인 아홉 명이 나눠 먹었으니 비여 먹었다는 말보다 핥기만 하고 옆 사람에게  돌렸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라도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샌드위치를 크게 비여 먹었더라면 그들은 살아서 구조되지 못했을 찌 모릅니다. 마운틴 듀 음료도 혀만 적시고 돌려가며 77시간을 지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라도 그 음료수를 꿀컥 마셨더라면 그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홉 사람이 아홉 명의 생명을 위해서 마음과 정성을 다했기에 다행이었지 혼자만의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큰 비극이 있었을 것입니다. 첨공에 성공을 하여 한사람씩 올려보낼 철망 바구니가 내려왔을 때에도 그들은 가장 몸이 약한 광부를 먼저 올려보내는 아량도 보였습니다.

        나와 내 가족만 잘되면 그만이다는 생각은 문명사회로 가는 길의 장애물입니다. 내 문 앞만 깨끗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쓰레기를 옆집 담벽으로 내버리는 행동을 저는 한국에서 여러 번 보았습니다. 자녀들의 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웃집에서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훈육하지 않는 행위도 공동사회의 해독입니다. 피서객들의 분별 없는 행위들이 적지 않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문명국가를 건설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나쁜 의식은 “나죽고 너죽자”이겠고 그 다음으로 나쁜 의식은 “나는 살고 너는 죽어라”의 의식일 것이면 가장 우리가 지향해야 항 의식은 “너도 살고 나도 살자”의 의식일 것입니다. 이 번에 구조된 광부들은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가 다 같이 함께 살자는 강한 의식 때문에 모두 구조가 된 것입니다. 그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보지 않습니까?   끝  
(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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