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Courtesy
A470
홍 병식 박사
선거일을 2주도 남기지 않고 미네소다주 출신인 폴 웰스톤 상원의원이 서거했습니다. 그는 정 조종사와 부 조종사가 조종간을 쥔 쌍발 비행기를 타고 선거운동차 여행을 하다가 아내, 딸, 그리고 선거 참모 3명과 함께 추락사를 했습니다. 웰스톤 상원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서 정치적으로는 진보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고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대부분 반대를 해온 야당의원 이었습니다. 최근에 이라크 공격을 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는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에도 반대표를 던진 20여 명의 상원의원 중의 한 사람 이었습니다. 제가 웰스톤 의원의 서거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그의 서거에 관련된 미국 정계가 보여준 예의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웰스톤 상원의원은 이미 2 선의원이었고 임기를 두 번만 채우고 은퇴하겠다는 원래의 약속을 어기고 이 번에 3 선에 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와 맞서서 대적을 한 공화당측 후보는 콜만씨입니다. 현재 단 1 석의 다수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데 상원의 장악을 공화당이 빼앗아 올수 있는 희망을 미네소다중에 걸고 있었고 여론 조사에서도 윌스톤 의원과 콜만후보와의 격차는 약간 콜만씨에게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의회는 다수당이 모든 위원회의 위원장을 차지하게 되어 있으며 입법 안건의 상정여부의 결정권을 위원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다수당이 되려고 격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콜만 후보는 미국 정계의 전통과 관례에 따라 자기의 상대후보였던 웰스톤 상원의원의 서거 직후 모든 선거운동을 중지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정적이었지만 양심적이고 성실한 훌륭한 인간이었다고 말하며 웰스톤 의원의 서거에 애도를 표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부시 대통령도 소신에 입각해서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해온 웰스톤 의원의 서거에 즈음하여 애도와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적인 예의 속에서도 공화당은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웰스톤 의원을 대치해서 선거에 임할 후보를 선거일 4일전까지 내 놓을 수가 있기 때문이고 새로 나오는 후보에게 쏠릴 강한 동정표를 어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정식 후보를 잃은 상대당을 공격할 수도 없고 새로 대신 나오는 후보와 정책 대결을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웰스톤 후보를 대치할 인물은 전 부통령을 지낸 월터 먼데일씨 일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가를 오랜 동안 흔들고 있었던 먼데일씨는 이미 지명도가 높아서 선거운동을 별로 할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웰스톤 의원에 향하는 동정표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공화당 측에서는 냉가슴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역풍에도 불구하고 콜만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공화당이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가 2년 전에 있었습니다. 미조리주에서 공화당 의 현직 상원의원이었던 애쉬트로프크 의원은 미조리주의 주지사이었던 카나한씨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미국 정계에서는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현직의원이 당선되는 확률이 90%를 넘는다고 합니다. 여론 조사에서도 애쉬크로프트 의원이 약간 앞서 있었고 대통령 후보도 공화당이 우세이었으며 결국 미조리 주는 부시후보에게 표를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 정황에서 에쉬크로프트 상원 의원의 재선은 거의 확실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거를 한달 여 남겨두고 카나한 후보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서거를 했습니다. 역시 애쉬크로프트 의원은 선거운동을 상당한 기간 동안 중지를 했고 민주당은 미망인이 진 카나한 여사로 후보를 대치시켰습니다. 비록 근소한 차이이었지만 애쉬크로프트 의원은 패배를 했고 돌아가신 분을 이길 수가 없었다. 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곧 바로 에쉬크로프트씨를 법무장관으로 기용하였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궐 선거가 없습니다. 입법원의 의원이 임기 중에 사망을 하면 주지사가 다음 정식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공석을 메울 의원을 임명하게 됩니다. 그럼으로 서거를 한 의원이 속한 정당에서 의석을 승계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주지사가 속한 정당에서 승계의원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서거한 의원이 속했던 정당의 인사를 지명하는 것이 예의일 것 같지만 주지사는 항상 자기가 속한 정당인사를 승계자로 임명을 하게 됩니다. 현직 의원이 사임을 하게 될 때에도 주지사가 승계자를 임명합니다. 간혹 재출마를 하지 않을 의원은 임기 만료 2-3주전에 의원직을 사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지사가 자기와 같은 당 소속이면 단 2-3 주라 할지라도 자기의 승계자를 주지사가 임명하도록 하여 만일 그가 정식 선거에서 당선이 되면 그 다음 의회에서 단 2-3주라 할지라도 선배권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당에 속한 의원들 간에는 의원직 선후배 관계를 따져서 위원회의 배정이나 당의 요직을 배분하는 것입니다.
이 번에 웰스톤 상원의원의 서거를 계기로 저는 새삼스럽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념적으로 극과 극으로 대치하던 상대후보가 지금까지 쏘아대던 비난과 공격을 완전히 중단하고 이미 언론 매체에 배부한 광고도 전부 회수했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 있게 될 선거의 결과에 상관없이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상대정치인의 재앙에 보여주는 정치적 예의를 다른 나라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끝
(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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