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말일성도 선교사 출신 지한파(知韓派)들

 

[매경이코노미 2004-06-10]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과 앨런 페리튼 전 GM코리아 사장,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PJ 로저스(한국명 김미남).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

보통 사람이라면 한국말을 ‘무지하게’ 잘하는 미국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이 렇다 할 답을 내기가 어렵다. 방송에 나와 유창한 한국인 솜씨를 뽐내는 그들 을 TV가 아닌 라디오로 접한다면 한국인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정답은 바로 모두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 교회[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한국 선교단원 출신이라는 점이 다. 네 사람 모두 말일성도 선교단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제2의 고향’ 이 된 한국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

말일성도 한국 선교단원들은 대부분 미국에 돌아가 대표적인 친한(親韓) 그룹 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셈 이다. 선교 활동을 마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다시 한국을 찾아 제2의 삶을 한국에서 살고 있다.

 

■재 계■

제프리 존스, 앨런 페리튼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명예회장과 앨런 페리튼 GM코리아 전 사장은 말일성도 한국 선교단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동한 주요 인물이다.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은 71년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그 때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 한다. 71년부터 73년까지 경상남도 마산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한국어를 익혔 고 한국 문화를 배웠다.

선교활동을 마친 후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존스 회장은 1980년 김& 장법률사무소에 합류하면서 한국과의 2번째 인연을 맺었다. 이후 줄곧 한국에 머물며 24년 간 한국 경제의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존스 회장은 국내에서는 오히려 비즈니스맨으로 유명하다. 98년 처음 암참 회장직을 맡아 2001년까지 4년 동안이나 회장 직을 유지해 암참 최 장수 회장 기록을 갖고 있다. 수입차 개방 등 민감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는 매번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맡게 돼 미국 사람들로부터 ‘한 국 사람 다 됐다’는 조크를 들었을 정도.

앨런 페리튼 GM코리아 전 사장은 미국 재계 내에서 몇 안되는 지한파(知韓派) 인 동시에 친한파(親韓派)로 통한다. 특히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타 지역 GM 제휴 자동차 회사들이 GM의 대우차 인수에 반기 를 들었기 때문. 그러나 그는 본사 경영진을 직접 상대하며 왜 대우차를 인수 해야 하는지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고 결국 GM의 대우차 인수를 성사시켰다.

앨런 페리튼 전 사장은 65년 말일성도 선교단원으로 처음 한국과 연을 맺었다. 3년간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봉사활동을 마친 후 70년 초 GM에 입사한 그는 74년 GM 한국지사 부사장 보좌역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 한국어를 잘 한다는 게 GM이 그를 한국으로 발령 낸 이유다.

 

■방송계■

하일(로버트 할리), 김미남(PJ 로저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보통 한국 사람보다 더 잘 하는 방송인 하일(43). 아 직 한국말 잘하는 ‘로버트 할리’로 유명한 그는 이미 97년 미국 국적을 버리 고 한국인으로 귀화한 엄연한 ‘한국인’이다. 하씨는 또 ‘영도 하씨’ 시조 로도 유명하다. 귀화하면서 ‘영도 하’씨를 새로 만들어 스스로 시조가 됐다.

하씨는 81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독실한 말일성도 신도로 만19세가 되면 외국에서 2년간 선교활동을 해야 하는 규정을 따라야 했기 때문.

그는 부산, 대구를 오가며 2년간의 선교활동을 마친 후 ‘주저 없이’ 미국으 로 떠났다. 그러나 신앙의 힘으로 버텼다고 생각했던 한국생활에 대한 그리움 이 미국에 있으면서 계속 커졌다. 하씨는 미국으로 돌아간 이듬해 브리검영대 에 입학해 부전공으로 한국어를 선택해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시작했고 국제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1987년 김&장법률사무소에 입사하면서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하씨는 “이제 미국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 봐 달라”고 강조한다. 한국 인 부인과 결혼했고 귀화까지 해 이제 ‘완벽한’ 한국인이 됐기 때문이다. 요 즘은 99년 설립한 광주 외국인학교와 전북 외국인학교 운영에 열정을 쏟고 있 다.

매일 아침 SBS 이숙영의 파워 FM에 출연해 유창한 한국어 솜씨로 영어 회화를 가르치는 김미남씨 역시 말일성도 선교사 출신이다. 미국 이름은 PJ 로저스지 만 스스럼없이 한국인에게는 ‘김미남’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친절하게도 “ 잘 생겨서 미남이 아니라 김치를 좋아하는 미국 남자의 앞 글자”라고 설명한 다. 그는 방송 뿐 아니라 사업 수완도 좋아 경영 컨설팅 업체인 이스트웨스트 컨설팅과 네트워크 업체인 4life코리아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씨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88년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말일성도 선교봉사 단의 일원으로 노량진과 성남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해 아직까지 노량진, 성남은 뒷골목까지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다.

▶잠깐 설명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 교회는? 모르몬교라고도 한다. 1830년 미국 뉴욕주( 州)의 맨체스터에서 조지프 스미스에 의해 창립된 그리스도교의 한 종파로 신 ·구약 성서 외에 스미스가 하느님의 계시에 따라 만들었다는 ‘모르몬경’과 기타 계시의 집대성(集大成)이라는 ‘교의와 성약(聖約)’, ‘값진 진주(모세 가 받은 계시의 수정판)’ 등을 기본 경전(經典)으로 삼고 있다.

전세계 신도 수는 1200만명으로 우리나라에는 1955년 들어와 전국적으로 8만 여명의 신도가 활동하고 있다.

<정광재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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