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 교회 선교사들의 하루
만약 여러분이 선교사업을 하는 도중에 이제껏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인가? 서울 선교부의 윌콕스 장로는 그러한 경험을 처음 받아들일 때의 느낌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농아지부에서 봉사하게 된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기억이 납니다. 선교사업을 나오기 전에는 농아 지부에서 봉사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수화를 배운다거나 청각 장애인들과 함께 봉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꺼이 농아 지부에 가겠다고 결심했고,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봉사하는 선교사들은 다른 지역의 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구도자를 찾고 침례를 주고 회원들을 방문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른 선교사들과 생활이 조금 다르다. 중앙 농아 지부와 인천 농아 지부에서 봉사하는 선교사들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 보았다.
지하철에서, 숙소에서, 연습 또 연습
2001년 12월 4일 중앙 농아 지부의 윌콕스 장로와 젠틀 장로는 오전 6시 30분에 눈을 떴다. 그들은 다른 선교사들처럼 그날의 알과를 잘 수행하기 위해 기도하고 일과표를 점검했다. 이들의 아침 준비 시간 중 특이한 점은 수화를 공부하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새로운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 여러 종류의 수화책을 공부했다. 또 토론책과 다른 교회 자료를 통역하는 연습을 하고, 예전에 배웠던 교재를 복습했다. 일반적으로 선교사들은 오전 10시 30분에 숙소를 나서게 되어 있지만, 이 날은 멀리 있는 회원을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오전 9시에 숙소에서 출발했다.
이날 방문한 회원은 원자력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재호 형제였다. 이재호 형제는 얼마전 다리 절단 수술을 했고, 이날을 실밥을 제거하기로 한 날이었다. 이 병원에는 따로 수회 통역자가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윌콕스 장로와 젠틀 장로가 의사의 지시를 통역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이재호 형제의 집에 방문하여 영원한 가족에 대한 영적인 메시지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들은 숙소에서 회원들에게 주려고 만든 바나나 빵과 저녁에 쓸 교재를 가지고 약속 장소인 이태원으로 향했다. 농아 지부 회원들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약속 장소까지 가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린다. 선교사들은 대부분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덕분에 서울의 지하철 노선에 아주 익숙해지게 되었다. 실제로 이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전철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은 수화 공부를 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고 한다. 우선 조금 전에 만났던 회원들과 대화하면서 익힌 새로운 단어를 동반자끼리 가르쳐 주고 이것을 연습한다. 아침마다 부지런히 수화책을 펴고 공부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회원들과 대화를 통해 배우게 되는 단어가 많으며 또 훨씬 쓸모가 있다.
그들은 전철에서 내려
지난 10월에 침례 받은 이경수 형제를 만나 새로운 회원을 위한 토론을
복습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에서 맨 처음 침례받은 청각 장애인 윤영구
형제가 함께 했는데, 이러한 회언들의 도움으로 현재 이경수 형제는
교회에서 매우 활동적이며, 매주 성찬을 전달하고 있다.
윌콕스
장로와 젠틀 장로는 토론을 마친 후 7시 30분에 있는 수화반에 늦지
않으려고 바로 출발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일반인을 위한
수화 교실에는 10여 명의 학생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운영되는 이 수화반에, 그들은 더 많은 반원이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
중앙
농아 지부의 젠틀 장로와 윌콕스 장로
수화반이 끝난
후 그들은 숙소로 돌아가 회원들에게 팩스를 보내고, 다음날 일정을
점검했다. 잠자기 전에 두 사람은 수화로 기도했다. 그들은 하나님 아버지께
농아 지부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해주신 축복에 감사드리고, 그 날 만날
수 있었던 훌륭한 사람들에 대해 감사 기도를 드렸다.
간소한 성찬식
12월 9일, 인천 농아 지부의
블랙 장로와 웰스 장로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평일과는 다른 일상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
농아 지부에는 약 13~17명의 활동적인 회원들이 매주 안식일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 곳곳에 흩어져 사는 이들은 아침 일찍
교회에 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웰스 장로와 블랙 장로는 다양한 방법으로
회언들을 돕고 있다. 이들은 전화를 하기도 하고 일찍 온 회원과 함께
아직 오지 않은 회원을 데리러 가기도 한다.
오잔 11시부터
신권회와 상호부조회가 열렸다. 보통 상호부조회를 할 만큼 자매가 많지
않아서 합반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주일학교 시간이다. 선교사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일학교 공과를 맡는다. 우선 주일학교 시작 전에
모두 함께 몰몬경을 읽고, 다음에 공과를 가르친다.
오후 1시부터는 성찬식이 있다. 모인 사람들은 의자를 간단히
돌리고 둘러 앉아서 성찬 테이블과 연단을 만들기 위해 분리벽을 열었다.
모임은 아주 간소했다. 선교사들을 포함한 모든 회원들에게 한달에 한
번 정도 말씀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웰스 장로와 블랙 장로는 수화를
모르는 다른 정상인들에게 농아 회원들의 말씀을 음성 통역해 주었다.
음성 통역이란 청각 장애인의 수화를 말로 통역하는 일인데, 말을 수화로
표현하는 것보다 어렵다.
"내 인생 최고의 경험"
농아 지부의 선교사들은
다른 선교사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수화를 배운다는 것은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중앙 농아 지부의 젠틀 장로는 이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농아
지부에서 봉사하는 것은 저의 생애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경험 가운데
하난입니다. 한국어 외에 또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저는 이전보다 훨씬 더 주님의 힘에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인천 농아 지부의 블랙 장로는 "저는 농아 지부에서 봉사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주 특별한 기회입니다. 이 지부는
아주 작기 때문에 회원들과 가까워지기 쉽습니다. 친해질수록 그 사람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회원 각자에 대해 생각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하고 말한다.
중앙 농아 지부의
윌콕스 장로 또한 회원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는
더욱 겸손해지는 법과, 행복하게 사는 법과, 제가 받은 축복을 세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농아 지부에서 선교 사업을 하면서,
이들은 다른 곳에서 봉사하는 자신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농아 지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간증했다. 그들은 주님의 메시지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커다란 축복해 감사하고 있다. [리아호나, 20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