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역사 이야기 ::
 

:: 로마의 건국 신화 ::

 전설에 따르면 레아 실비아Rhea Sylvia라는 공주와 전쟁의 신 마르스Mars 사이에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실비아의 숙부는 공주의 아버지 자리를 빼앗고 왕이 되었는데, 후환이 두려워 공주의 쌍둥이를 강에 버리라고 명했다.

그러나 쌍둥이를 동정한 어느 하인이 이들을 조심스레 바구니에 넣어 강에 흘려보냈다.

 강을 따라 쌍둥이의 바구니는 한 언덕의 기슭까지 떠내려 갔다. 그곳에서 어느 늑대가 고아를 거두어 키우게 되었다.

 나중에 한 목동이 두 아이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가 쌍둥이를 아들로 삼아 키웠다. 두 아이에겐 각각 로물루스Romulus와 레무스Remus란 이름이 붙었다.

 세월이 흘러, 장성한 쌍둥이는 도시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도시는 한때 집없던 사람들이 모여살 수 있을 도시였다. 그러나 형제는 새로운 도시를 어디에 건설할 지를 두고 다투었다. 어느 날 밤에 형제는 신의 전조Omen를 살펴 자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새벽에 레무스는 머리 위로 독수리 여섯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해가 더 높이 떴을 때 로물루스는 열 두 마리의 독수리를 보았다.

 독수리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놓고 두 형제는 싸웠고, 로물루스는 홧김에 레무스를 죽였다. 로물루스는 그 자리에서 바로 새 도시의 자리를 정했는데, 옛날 강에 떠내려가던 쌍둥이의 바구니가 멈춘 바로 그 언덕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따 새 도시의 이름을 '로마Roma'라고 정했다.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전설이며, 로마의 초기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전설이 역사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어떤 자질을 높이 샀으며, 어떤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해주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이야기에서 당신은 로마 사람들은 어떤 자질을 높이 샀다고 생각하는가?

:: 초기 로마의 임금들 ::

 전설에 따르면 로마는 BC(기원전) 753년에 건국되었으며, 일곱 임금 가운데 로물루스가 처음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로, 로마에 평화를 가져 왔으며, 종교를 정비했다. 또 초기 왕들은 원로원(Senatus, '늙은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이다) 원로원 의원은 부유하고 유력한 집안의 가부장이었다.

 초기 로마의 종교와 정치는 함께 이루어졌다. 임금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 말고도 최고 사제 노릇도 했다. 그는 원로원 가운데서 사제를 임명해서 모든 종교 업무를 수행하고, 신의 전조를 해석하는 일을 맡겼다.

 (만약 오늘날 미국에 단 하나의 종교만 있다고 상상해보라. 아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교회의 수장이 될 것이다!)

:: 에트루리아 ::

 로마 왕정 시대에, 로마 북쪽에는 에트루리아Etruria라는 강력한 이웃이 있었다. 무역에 능한 이 민족은 북부 이탈리아에 부유한 도시를 많이 건설했다. BC 575년경에 에트루리아 사람들이 로마로 유입했다. 그후 60년여년간 에트루리아 출신의 임금들이 로마를 다스렸다. 로마는 에트루리아의 선진 문물을 빨리 받아들이게 된다.

:: 지중해의 중심 :: 

 이탈리아 반도는 지중해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로마 시는 '라티움Latium'이라는 이탈리아 중앙의 한 지방과 가까이 있다. 수백여년간 이 지역 주변에는 강력한 도시들이 여럿 있었다. 이 지역은 말 그대로 '지중해성 기후'를 띄는데,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습하나 춥지는 않다. 이 지역 사람들을 '라틴Latin'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들은 가축을 키웠으며 밀, 포도, 올리브 농사를 지었다.

 로마 북쪽에는 에트루리아가, 이탈리아 남부에는 그리스 식민지가 있었다. 지도를 보고, 어느 쪽이 이탈리아를 장악했는지 판단해보자.

 로마의 위치는 세 가지 이점이 있었다. 첫째로 로마는 여러 언덕 위에 세운 도시였으므로, 방어에 유리했다. 둘째, 로마 시를 끼고 흐르는 티베리스 강은 내륙 지역의 물산을 쉽게 로마로 수송하는 통로가 되었다. 셋째로 지중해와 24km(약 15 마일)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해상 무역에도 편리했을 뿐만 아니라, 적군 함대가 도시를 넘보지 못할 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전체 지중해 세계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이탈리아 반도의 중심인 이 로마는 에스파냐에서 오리엔트, 북해에서 아프리카 해안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마침내 로마는 자신들이 정복한 지중해를 '우리 바다Mare Nostrum'이라 부르게 된다.

:: 공화국의 성장 ::

 리비우스Livius라는 로마의 한 역사가는 BC 494년에 로마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도시에는 큰 혼란이 닥쳤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었고, 남은 이들은 원로원 의원들이 자기네들에게 어찌할지 몰라 무서워했다. 원로원 의원들은 도시에 남은 사람들을 두려워 했고, 도시를 떠야할지 말아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로마에 남은 이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평화로이 지낼 수 있었을까? 외적의 침략을 막을 군대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로마의 평민들은 부유하고 강력한 귀족들이 자신들을 홀대하는데 분노했다. 그래서 이들은 도시에서 나와 버린 것이다. 지도자들은 만약 평민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로마가 심각한 위험이 빠지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결국 평민은 또다른 권리를 주는 데 동의했다. 이 분쟁은 평민들이 평등한 권리를 요구하면서 200여년간 계속 이어졌다.

:: 평민과 귀족 ::

 BC 509년에 마지막 임금이 로마에서 쫓겨났을 때, 로마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정부 형태 - 공화정을 창시했다. 공화국에서 시민들은 정부를 이끌 지도자를 뽑는다. 로마에서 임금을 대신할 최고 지도자를 집정관consul이라고 했다. 집정관은 두 명이었는데, 이들은 민회라는 일반 시민들의 회의에서 뽑혔다. 집정관은 원로원이라는 부유한 시민들의 집단에서 조언을 받았다.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긴 했지만, 로마의 공화정은 결코 민주정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모든 시민들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마 시민은 귀족과 평민, 이 두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로마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어느 특정 신분에 속하게 된다.

 귀족이나 평민 시민이므로, 모두 선거권이 있었다. 그러나 귀족들만이 정치, 군사, 종교와 관련한 공직에 오를 수 있었다. 모든 권력은 귀족의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다.

 드물지만 상당히 부유한 평민도 있었는데, 이들은 자신들도 귀족들과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평민들은 그들 나름대로, 당시 정치 체제가 불공평함을 느끼고 있었다. 가난한 평민이 먹고 살기위해 부자에게서 돈을 빌리면, 이들 가족은 '빚의 굴레'에 억눌려야 했다. 이들은 거의 노예취급을 받다시피 했으며, 빚을 갚을 때까지 이들은 자신의 자유를 살 돈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귀족들의 정부는 이런 잔인한 관행을 그대로 두었다.

 또한 전체 로마 사회는 시민과 노예 두 부류로 나뉘어졌다. 성인 남성 시민은 투표권이나 재산권 등을 가졌다. 그러나 여성 시민은 법의 보호를 받긴 했으나, 투표권이나 정부에 참여할 권리가 없었다. 노예는 대개 전쟁 포로로서, 시민의 소유였고, 아무 권리도 없었다.

:: 평민의 권리 투쟁 ::

 BC 494년까지 평민들은 오랫동안 고통받았다. 이들은 로마를 떠나 자신들만의 민회를 구성했는데, 이를 '평민회'라 했다. 또 평민들은 '호민관Tribunus'라는 평민의 지도자를 선출했다. 호민관은 평민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 귀족들은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들 역시 평민 없이는 로마가 살아남을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누가 외적을 물리치고 공화국을 지키는가?  하는 수 없이 귀족은 평민의 호민관 선출을 허용했다. 이제 평민들은 호민관을 통해 원로원의 부당한 법을 거부veto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평민들은 법 개정을 요구했다. 로마법은 글로 씌여진 법, 즉 성문법이 아니었다. (이를 불문법이라 하며, 오늘날의 영국도 불문법 체제이다.) 로마의 평민들은 귀족 재판관들이 이점을 이용해 평민에게 법을 부당하게 집행한다고 생각했다.

 ※ 12표법

 BC 450년에 드디어 로마법이 12개의 구리판에 새겨졌다. 이를 12표법이라 한다. 12표법 구리판은 포룸에 전시되었다. 이제 모든 시민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BC 300년대에 평민들은 점점 더 많은 권리를 얻었다. 이제 평민들은 국가 정부의 사제가 될 수도 있었고, 빚을 갚지 못한 자에 대한 예속도 폐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드디어 원로원 의원도 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평민과 귀족은 여전히 다른 곳에서 민회를 열었다. 귀족 출신 원로원 의원들이 만든 법은 모두에게 적용되었지만, 평민회에서 만든 법은 평민들에게만 적용될 뿐이었다.

 평민을 위한 평등

 평민은 자신들이 만든 법이 평민과 귀족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다시 로마를 떠남으로서 이 쟁점을 물고 늘어졌다. BC 287년에 귀족들은 이에 굴복하고, 이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로마법 아래서 평민과 귀족은 평등하게 되었다.

:: 로마 정부 ::

 평민이 힘을 얻게 되면서, 로마는 더욱 민주적인 국가가 되었다. BC 509년까지 로마 정부는 집정관 두 명이 이끌었다. 여기서 집정관 한 명은 평민이어야 했다. 두 집정관은 옛 임금과 같은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두 가지 제한이 있었다. 우선 임기가 1년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집권할 수 없었다. 그리고 두 집정관은 각각 상대 동료 집정관의 결정에 대한 거부권veto이 있었기 때문에 독재도 불가능했다. 오늘날 '거부권'을 뜻하는 'veto'는 라틴어로 '나는 (그것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다. 집정관은 일상 정무와 군사 업무를 보살폈다. 또 원로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원로원은 정부 예산(돈!)과 로마 법을 다스렸다. 대부분의 원로원 의원들은 부자집안 출신들이었다. 집정관은 임기가 1년에 불과하지만, 원로원 의원은 죽을 때 까지 임기를 누렸다. 로마 공화국 정부에서 원로원은 가장 강력한 집단이었다.

 원로원이 통과하고자 하는 법은 민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집정관도 민회에서 뽑았다. 이렇듯 공화국 정부의 권력은 이들 세 기관이 나누어 가졌다.

:: 초기의 확장 ::

  (그림설명↑ : 켈트의 로마 점령. 이들에게 배상금을 바치는 로마 사람들) 

 귀족과 평민이 권리 투쟁을 하고 있을 때도 로마는 바깥으로 끊임없이 뻗어나갔다. 그러나 로마 군이 항상 승리했던 것은 아니다. BC 390년에 로마는 켈트(Celt)의 침략으로 한때 도시를 점령당하기도 했다. 이들을 골Gaul이라고도 하며, 라틴어로는 갈리아Gallia라고 부르는데, 북쪽에서 온 호전적인 민족이었다.

 이런 시련을 이기고 로마는 다시 힘을 되찾아 계속 커갔다. BC 338년에 이르러 로마는 로마시 주변을 둘러싼 라티움Latium 지방과 에트루리아Etruria를 정복했다. BC 275년에 로마는 드디어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BC 270년에 로마는 지중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살며, 잘 훈련된 병사를 거느린 나라였다. 이후 100여년 동안 로마는 이들 정예 병사들로 지중해 세계를 하나하나 정복했다.   

 로마는 성공적으로 정복지를 지배했는데, 패배한 나라들을 동맹국 또는 우호국으로 만든 덕분이었다. 이들은 로마가 전쟁을 할 때 병력을 지원해주었다. 반대로 로마는 이들 동맹국들에 보호와 전리품을 약속했다. 때때로 로마는 정복당한 사람들에게 로마 시민권('로마사람'으로 불릴 수 있으며,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을 주기도 했다.

: 해외 원정 ::

 BC 200년대에 로마가 이탈리아를 정복하고 있을 때, 또다른 강국 카르타고Carthago가 지중해를 사이로 반대쪽에 있었다. 카르타고는 북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부유한 페니키아 도시로, 지중해 전역을 상대로 교역하던 나라였다. (오늘날 튀니지 지역) 로마와 카르타고는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3번에 걸쳐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치르었다.

 제 1차 포에니 전쟁

 BC 200년까지, 카르타고는 시칠리아(한쪽 끝이 이탈리아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지중해의 큰 섬)에 세력을 뻗치고 있었다. 이곳은 로마와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로마에서는 카르타고가 이 섬의 완전한 지배권을 얻고, 로마에 대항할 것을 두려워했다. BC 246년, 두 세력은 전쟁에 돌입했다. 이 전쟁이 제1차 포에니 전쟁(영어로는 Punic war)로, 'Punici'란 '포에니 사람'을 뜻하느 라틴어이다.

 이들은 뭍과 바다에서 싸웠다. 로마는 강력한 육군으로 이내 시칠리아 내륙으로 진출했지만, 카르타고는 강력한 해군으로 시칠리아 해안을 장악하고 있었다.  전쟁 초기에 로마는 전함이 없었고, 바다도 그리 경험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오랜 전쟁을 거듭하며 점차 해전에 익숙해졌다.

 (그림 설명↑: 로마군의 발명품인 '까마귀corvus'. 보병이 적함에 침투할 수 있도록 만든 나무 다리이다.)

  1차 포에니 전쟁은 23년간 계속되었다. 카르타고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로마는 동맹국과 강력한 군대 덕분에 크나큰 병력 손실도 버텨낼 수 있었다. BC 241년에 하밀카르 바르카Hamilcar Barca가 이끄는 카르타고군이 로마에 항복했다. 시칠리아는 로마의 첫 해외 점령지가 되었다.

 전쟁이 끝난 뒤 BC 238년에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카르타고의 하밀카르 바르카가 수도를 떠나 히스파니아(Hispannia, 오늘날의 에스파냐)로 갔던 것이다. 여기서 그는 새로이 자리잡아 로마에 대항할 힘을 키운다. 이때 아들 한니발Hannibal도 데려가서 군인으로 자랐다.

 제 2차 포에니 전쟁

로마에게 패하긴 했지만, 카르타고는 여전히 강력한 국가였다. 하밀카르는 교역 도시가 많은 히스파니아에서 새로운 카르타고의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BC 229년에 하밀카르는 전투에서 죽었고, 아들 한니발이 새로운 사령관이 되었다.

 당시 한니발의 나이는 겨우 26살. 그러나 조국을 위해 로마에 복수하기엔 이른 시기가 아니었다. 한니발이 히스파니아를 정복하면서 로마는 긴장했다. 그리고 BC 209년에 한니발은 히스파니아에 있는 로마의 동맹시인 사군툼Saguntum을 공격했다.

 로마는 다시 카르타고에 전쟁을 선언했다. 이것을 제 2차 포에니 전쟁이라고 한다. 이전쟁은 18년동안 이어졌다. 로마는 히스파니아에 군대를 보냈지만, 한니발은 그곳에 없었다.

 그는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다. 그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통해. 한니발은 약 70,000명의 병력과 군마 12,000필, 코끼리 37마리를 이끌고 피레네 산맥(프랑스와 에스파냐 사이에 있는 산맥)을 넘어 갈리아 남부(남 프랑스)의 뗏목을 타고 론Rhone 강을 건넜다.

 5개월 뒤 겨울, 카르타고군은 알프스에 다다랐다. 그동안 병력의 절반을 잃었다. 그러나 눈앞엔 바람이 맹렬히 부는 바위투성이의 알프스가 있었다. 역사가 폴뤼비오스Polybios의 서술을 들어보자.

 "9일 뒤에, 한니발의 군대는 눈덮인 정상에 이르렀다. 그들은 언제나 산악 부족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럴 때 코끼리가 무척 유용했다. 적들은 이 낮선 동물을 매우 두려워해서 접근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BC 218년 겨울, 그렇게 한니발은 알프스를 넘었다.

 드디어 한니발은 이탈리아에 발을 들여놓았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한니발의 코끼리는 한 마리를 제외한 모두가 죽었지만, 한니발은 여러 전투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두었다. 그 가운데 한 전투가 칸나이Cannae 전투인데, 여기서 한니발은 로마군을 포위하여 로마군은 풍비박산하였다. 70,000명의 로마 병사가 죽었고, 나머지는 노예로 팔렸다.

 그러나 로마의 인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Scipio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카르타고의 동맹국인 누미디아(Numidia, 오늘날의 알제리 북부)였다. 한니발이 여전히 이탈리아를 휘젓고 있을 때, 스키피오는 본토 카르타고를 공격했다.

 대부분의 카르타고 병력이 이탈리아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마의 공격에 본토는 매우 약했다. 로마군이 도시를 포위할 참에, 한니발이 이탈리아에서 돌아왔다. 스키피오는 한니발과 카르타고 근교의 자마Zama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였다. 스키피오는 누미디아의 지원을 받았고, 한니발의 전략을 답습하여 그가 승리했다. 이로써 스키피오는 '아프리카누스Africanus'라는 별칭을 얻었다.  

 한니발은 전투에서 살아남았지만 카르타고를 떠나야 했다. BC 183년, 로마의 한 총독은 소아시아(터키)에서 그를 찾아냈고, 항복을 강요했다. 로마의 감시를 받게 되자 그는 몰래 숨겨둔 독으로 자살했다.

 카르타고 제국은 이제 무너졌다. 로마는 이들을 강요하여 영토와 배를 포기하게끔 했고,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요구했다. BC 149년, 로마에 대한 배상금과 지배에 지친 카르타고 사람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이것이 제 3차 포에니 전쟁이다. 포위전 끝에 카르타고는 다시 패했고, 로마는 생존자를 노예로 팔고, 이 도시를 완전히 파괴했다.